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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실수 / Basta 와 A posto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실수라고 하기에는 소소한 사건의 전말. 오늘은 프로슈또를 사러 슈퍼에 갔다. 우리나라는 마트나 슈퍼에 가면 정육점 코너가 따로 있지만, 이탈리아에는 프로슈또나 햄 종류를 파는 코너가 따로 있다.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햄을 고르고 몇 그람을 달라는 식으로 말하면 즉석에서 잘라준다. 그만큼 프로슈또나 햄의 소비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햄이 몹쓸 정크푸드로 각인되어 있지만, 이탈리아의 프로슈또나 햄은 다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엄선된 돼지고기를 건강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믿고 먹을만 하다. 한국에서 이름은 햄이라고 같지만, 비엔나 소세지나, 스팸에 비교 불가한 이탈리아의 햄. 종류도 얼마나 많은지 아마 죽기 전에 그 모든 종류를 다 먹지 못하고 죽을 가망성이 크다. 각설하고, 산다니엘레 프로슈또 크루..

[당신이 모르는 이탈리아 20] 여자의 날? 에는 뭘하지?

오늘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0년대 초 미국 섬유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만 오천여 명이 열악한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유독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의 날을 큰 행사로 여긴다. 모든 신문이나 티비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날에 대해 이야기하고, 여성의 날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든다. 오늘 한 티비 방송에서는 방송 시작과 동시에 남자 MC가 여자 MC에게 미모사 한 다발과 작은 카드를 선물하고, 포옹을 하고 방송을 시작했다. 왠지 로맨틱하게 느껴져서, 아 내가 이탈리아에 있구나 싶었다. 미모사는 노란색의 작고 귀여운 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우리나라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가 무조건 팔리는 것 처럼 여성의 날에는 무조건 미모사가 팔린다. 슈퍼에 가도 미모사 다발을 판다..

이탈리아 만화 2016.03.08

이탈리아에서 본 무지개?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일출도 일몰도 아닌 무지개가 사라지는 모습이다. 여기서는 꽤 자주 무지개를 본다. 오늘도 무지개가 나타났다는데, 나는 사라질 즈음 외출해서 무지개의 꽁지만 잠깐 봤다. 몇 년 전에는 쌍무지개도 봤다! 쌍무지개는 한국에서도 한번 본 적이 있다. 이태원에서 한 15년 전 쯤 전에? 그때도 4시 경이었던 것 같다. 쌍무지개를 보면 운수대통한다는 말이 있었데, 내 경우엔 두 번 모두 글쎄... 무슨 멋진 일이 일어났을까. 기억에 없다. 쌍무지개를 보고 잠시 신이 났었던 기억 뿐? 사실은, 그제 바깥냥반이랑 근처 동굴에 가기로 했다가, 찾아보니 조금만 더 멀리가면 더 큰 동굴이 있어서 행선지를 급회했다. 한 시간 정도 차를 타고 어후 3 시 15분 쯤 목적지에 도착하니 이상하게도 관광지 치고 썰렁한 것이 불길한 ..

이탈리아 일상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어제는 집 정리 좀 하다 아는 언니 바에 가서 스프리츠 한 잔 마시고 오늘은 산책 겸 점심 먹으러 돌아다니다가 장 보고 다시 집 정리 모드. 갑자기 바람이 불고 다시 추워지니까 만사가 귀찮다. 오랫동은 비운 집을 청소하다 보니 와... 세상에 버릴게 이렇게 많았다니! 싶다. 이 집에서 전혀 존재의 이유를 찾아 볼 수 없는, 로마에서 사온 1유로짜리 중국산 플라스틱 콜로세움 기념품보다도 백배는 더 쓸모 없는 쓰레기들을 내 주머니에서 거금을 꺼내주고 산 것도 모자라 무엇보다 저런 것들에게 그렇지 않아도 좁은 이 집의 소중한 공간을 내어주고 몇 년간이나 모시고 살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여기 살았던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동일인물인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쓰잘데기 없는 쓰레기에 압도당한 하루.

이탈리아의 해질녘 골목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해질녘 골목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쓸쓸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다. 쓸쓸한 이유는 해가 지고 어둠이 올 것이고 몸을 조금 움츠려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짝이던 하루가 이제 곧 막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이유는 기억 때문이다. 어릴 적 친구들과 신나게 골목을 휘젓고 놀다보면 어느새 당연하게도 해질녘이 내려오고 여기 저기에서 밥하는 냄새와 김치찌게, 계란 후라이 냄새가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하나 둘 친구들에게 우렁찬 작별 인사를 하고, 엄마 품으로 자석처럼 달려갔다. 그런 기억. 오늘은 이탈리아의 화려한 해질녘 골목은 보이지 않고 수십년 전 한국의 아이들과 강아지가 달리던 골목이 보인다.

이탈리아 요리 / 펜네 콘 멜란자네 에 파프리카 꼰 판체따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어제 우연히 새로운 레시피를 발견하고 저녁으로 만들어봤다. 다행히 동거인이 맛있다며 두 그릇을 해치웠다. 아마도 점심도 안 먹고 늦게 퇴근한 탓? 한국에서는 대충 고추장이랑 참기름만 있으면 무슨 재로도 맛있는 요리가 되는 것처럼 이태리에서는 치즈가 그 마술봉이다. 어떤 맹숭한 음식도 짜잔! 하고 거짓말 좀 보태면 미슐랭 급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나는데... 나의 동거인은 치즈를 잡숫지 아니한다. 어리버리한 잡사가 까다로운 반려묘를 입양해버렸다!

이탈리아 요리 / 라비올리 프로슈또 와 판나 꼰 풍기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오늘은 라비올리를 먹습니다. 라비올리는 날씨가 추운날 맛있는 브로도에 먹는 것도 맛있죠. 오늘은 이탈리아 꼬마 만두? 라비올리에 얇게 썬 버섯을 넣은 크림 소스를 더했습니다. 라비올리는 프로슈또 크루도가 들어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크림소스 하면, 거의 찌게나 국처럼 소스가 흥건한데요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에 그렇게 소스가 많지 않아요. 오늘도 잘 먹겠습니다. 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