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가 사는 작은 이탈리아 마을 105

일본 친구의 소중한 선물

여기서 알게 된 일본 친구들이 몇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나를 잘 돌봐(?)주는 오래된 친구가 있다. 서로 나이를 묻지 않아서(관심도 별로 없고) 몇 년 동안 나이도 모른 채 지내다가 얼마 전에 나보다 몇 살 많은 언니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여기서는 언니라는 호칭이나 존대말이 없어서 그냥 달라질 건 없다^^ 그 친구는 작은 텃밭을 임대해서 가꾸는데, 가끔 일본콩 등을 맛보라고 삶아서 주곤 했었다. 올해는 저번보다 많은 종류의 채소를 키우는가 보다. 이번에도 만나니 이렇게 많은 유기농 채소를 준다^^ 파, 상추, 박하(박하를 넣은 모히또를 즐겨 마시는 걸 알고^^) 오이, 무, 콜라비, 빨간무(갑자기 동숲 생각난다 ㅜㅠ)에 토실토실한 호박까지 선물로 주었다. 이 날은 클서방이 출장가고 일본 친구의 남..

집으로 놀러온 친구들

어릴 적엔 친구들끼리 우리집 친구집 많이도 놀러다녔는데, 어른이란 다른 사람 집에 준비없이 놀러가지 않는 사람들일까요? 나이를 먹고 나서는 다른 사람 집에 잘 가지 않게 되고 사람들을 집으로 부르는 것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제는 여기서 알게 된 일본 친구가 문자를 했습니다. -내일 너희 동네 다른 일본 친구랑 구경 갈건데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죠. 옆 동네 사람들이 관광객처럼 이웃 동네를 하이킹가고 그러는거 보면.. 어디든 관광지?) 너 시간될 때 가까운데서 커피나 한 잔 하자~ 요즘 정말 날씨가 너무 이탈리아스러워서 집 앞에 쓰레기만 버리러 나가도 기분이 조크든요... 친구까지 놀러온다고 하니 더할나위없이 좋죠. 생각해보니, 친구의 동선이 마침 우리집 앞을 지나는 동선이라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반복되는 이상한 패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쇼트트랙 금메달 리스트 오세종 선수가 불법 유턴한 상대방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반응들이 이상하네요? 오토바이를 왜 탔냐는 둥 오토바이는 타면 안된다는 둥 오토바이 타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둥 이상하지 않나요? 불법 유턴한 차량의 명백한 100% 과실로 일어난 교통사고인데 어째서 그 가해자를 비난하는 대신 정상적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간 오세종 선수 탓을 하는지... 비슷한 예로, 새벽 2시에 귀가하던 여성 흉기로 살해. 라는 기사가 나면, 여자가 왜 2시에 돌아다니냐는 둥 밤에 여자 절대 돌아다니면 안되겠다는 둥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이상하죠? 100% 명백한 흉기로 살해한 가해자의 과실인데 말이죠. 어째서 아무 죄도 없는 여성을 탓할까요? 또 다..

덜렁병에 걸린 나...

그렇지 않아도 깜빡깜빡해서 클서방은 알츠하이머가 온 게 아니냐고 검사를 받아보라고까지 하는 요즘... 오늘은 또 다른 사고를 쳤습니다. 차키랑 다른 것들을 손에 쥐고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차키를 놓친 것 까진 좋은데, 그게 엘리베이터 문틈 사이로 빠져버렸습니다. 저 아래 지하세계로 떨어져버렸어요... 참... 재수도 없는게 어떻게 딱 그 뜸에 열쇠가 빠질 수가 있는지ㅡㅜ 라고 생각하며 먼저 스페어 키를 찾아 봤는데, 이것도 기억이 나지 않고 해서 엘리베이터에 적힌 긴급 연락처에 전화를 했더니 일요일인데도 전화를 받더군요. 상담원이 조금만 기다리라고 기사님을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있으니 기사님이 전화가 왔고 무려 20분 내로 도착한다는 말과 함께 이탈리아스럽지 않게 23분만에 정말 짠하고 나타났습니다...

이탈리아 벼룩시장? 플리마켓??

오늘 장보러 나가는데, 동네 애들이 길을 막고 사탕필요하냐고 묻길래 -뭐라고? -사탕필요하세요? 이쪽으로 와보세요. 가봤더니, 저렇게 난간에 자기들 사탕을 종류별로 널어 놓고, 한 개당 20센트를 받고 판매하고 있었다. ㅎㅎ -모가 맛있니? -다 맛있어요!!! 요 사기꾼들아! 벼룩시장인데, 어떻게 슈퍼보다 비싸냐!!!! 하면서도 귀여워서 몇 개 사줬다. 지나가던 이웃집 아저씨도 덫에 걸리고 말았다.... 로그인이 필요 없는 공감 클릭! ↓↓↓↓↓↓↓↓↓↓↓

이탈리아에서 자전거 하이킹 & 라이딩

이탈리아의 매력은 아무래도 어딜 찍어도 아름답고, 어딜파도 유적이 나온다는 점 아닐까요?^^ 시골에서 하이킹을 하다 만난 로마시대 유물입니다. 원래 상태 그대로 복원하려고 애쓴 흔적이 많이 보이네요. 산업 개발, 택지 개발을 위해 몇 백 년 된 소나무를 베어버리거나, 유적지가 발굴되어도 관리가 잘 안되는 상황이 한국에서 더이상 일어나지 않으면 합니다.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게 분명 있으니까요. 로그인이 필요 없는 공감 클릭! ↓↓↓↓↓↓↓↓↓↓↓

좋아하는 한국 배우

본국에서 영화 아가씨가 뜨는 것 같덴데 여기서는 볼 길이 없다...ㅜㅠ 이탈리아 자막 DVD까지 기다리려면 한참 걸리겠지 ㅜㅠ 아가씨에 나오는 두 배우에 대한 말이 많던데, 김태리와 김민희 중 왠지 김태리의 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느낌? 나는 김태리나 김민희나 그냥.. 그렇고.. 김민희는 그냥 그 나른한 분위기가 좋다고나할까. 부족할 것 없는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살짝 염세적이면서도 회의적인 나름함? 말하는 것 보면 여자 정우성 느낌으로 그다지 지성이 넘쳐보이지는 않지만, 심성이 착하고 나대지않을 것 같은(그럴 필요도 없겠지).. 하지만, 내면엔 드러내지 않은 소심한 똘끼나 반항끼가 있을 것 같은. 한번 사귀면 오래가는 것도 좋아보이고, 이정재하고 사귀면서 미적 감각이 향상된 듯? 좋아하는 여배우는 ..

신안 교사 윤간 사건 vs 경북 상주 농약 살인

신안 교사 윤간 사건 이 사건을 처음 뉴스에서 접했을 때, 예상했던 반응들이 거의 그대로 sns상에 보이는 것 같다. 저번에 여기에 썼나? 우리나라 시골에 대해. 우리나라 시골이란 게 검정고무신에 나오는 것처럼 맘씨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막 퍼주고, 다 손주처럼 생각해주시고 순박하고 맑은 아저씨 아줌마분들이 복작복작 재미나게 사는 산좋고 물좋은 동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실은 아니다. 시골에 살아 본 적은 없지만, 광역시 이하 준시골에 잠깐 있어보니, 정말 이 곳은 모든 것이 마피아 조직처럼 얼기설기 사람들이 엮여 있어서 그 조직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멀쩡한 사람이라도 한 사람 병신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고, 있던 일도 없게 만들고, 없던 일도 있게 만들 수 있는 살벌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