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유럽 내 한국 이미지 /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이탈리아 다람 2016. 3. 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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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적은 중요하다.

 

특히나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생활하다보면

국적은 그 무엇보다

학력보다 능력보다

외모보다 재력보다 정말이지 중요하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다지만

외국에서 살고 생활하다보면

한국에서 지낸때와 크게 다른 점이 분명 있다.

 

특히나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유럽에서 살다 보면

나라는 사람 개인이 내 국적인 한국과 동일시되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야

어느 대학 나왔다, 무엇을 전공했다,

어디에 산다, 고향이 어디이다, 취미가 무엇이다

등등 초반의 호구 조사가 끝나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고

관계를 맺는데에 훨씬 수월해진다.

 

 

 

그런데,

이 이탈리아에서는 내가 설명해 봤자

내가 한국의 어느 대학을 나온지 그들이 알리가 없고

한국의 내 고향 지역에 대해 말해도 이해도 못하고

취미를 말한다고 해도

스포츠가 아닌 좋아하는 음악이나 예술가 등은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과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사람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범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가 아니면

같이 공유하며 이야기 하기가 힘들고,

(게다가 음악 장르도

이탈리아에서는 거의 락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듣던 하우스나 재즈나 라운지  일렉트로닉 같은 음악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하기가 힘들다)

전공이 같은 경우에나 서로 이해할 수 있는데,

사실 전공을 살려 여기에서 일하기도 힘들기때문에

전공과 동떨어진 삶을 살기 일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하나의 개인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

한눈에 보이는 외모나 옷차림에 의해 판단되고

그 후, 서로 말을 나누게 되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국적이기 때문에

나 자체가 그냥 한국을 대표하는 무언가가로 받아들여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면에서 일본인이 부럽다.

일본사람도 여기에서는 동양인에 외국인임에 틀림없지만,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대단하다.

요즘 후쿠시마나 쓰나미 같은 안좋은 일도 많았지만

쓰나미 같은 경우는

심지어 일본인들의 질서 정연한 대처에 찬사를 보내기까지 하니까.

 

일본 음식을 좋아하고

일본하면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일본 사람들은

일본이라는 국적만으로도

아주 살기가 편하다.

 

물론 깊은 관계를 맺고 하면

국적보다 개인의 성격이나 생각 등이 더 크게 작용하겠지만,

 

일단 일본인들에게 유럽인들은 아주 호의적이기때문에

그러한 좋은 관계를 이끌어나가기가 일단 수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이미지는 어떻게 형성될까?

 

일단은 미디어의 힘이 크다.

 

유럽에서도 한국에서 만큼이나 북한 뉴스가 자주 등장한다.

북한은 정말 유명하다!

그분도 정말 유명하고!

여기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김연아도 박지성도 지드래곤도 반기문도 조수미도 아니다.

김ㅇㅇ 이다.

이 분 이름은 정말 길가는 할머니도 안다.

이렇게 매일 나오는 뉴스는 물론

좋은 소식은 아니다.

내가 봐도 그분이 버튼하나로 당장 지구를 풍비박산내 버릴 것 같은 느낌이니까.

 

 

 

우리야 학교에서 세계사며 유럽사며 다 배워서 어느정도 그들의 역사나 배경을 잘 알지만.

유럽인들은

한국이나 아시아에 큰 관심이 있지 않고서야

동북아시아 또는 한국 역사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

정말 티끌만큼도 모른다.

 

우리는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조차 여기에서는

뜬금없는 소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첫째,

한국을 동남아 중 한 나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한국에서 스키를 탔다고 하면,

아니 그렇게 더운 나라에서 어떻게 스키를 타나는 반응을 보인다.

태국이나 베트남 근처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한국전쟁 때문인 듯 한데,

베트남이나 미얀마 전쟁이 유명하기 때문에

한국도 그런 전쟁국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위치도 그 근처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한 가장 큰 이미지가 아무래도 북한과 한국 전쟁이니까.(한숨)

이미 부정적인 이미지로 시작한다.

 

 

둘째,

한국인은 중국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본과도 가까운데

왜 유럽인들은 한국인이 하필 중국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할까?

간혹 내 국적을 알면서도 일본어로 인사를 하는 이탈리아인들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어를 사용하는 줄 아는 것 같다.

한국어라는 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도 모를 뿐더러

한국이 중국 어딘가에 붙어있는 몽골 비슷한 느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우리가 중국인과 겹치는게 뭐가 있다고.

까만 머리에 노란 피부가 다 아닌가?

 

 

셋째,

남한과 북한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것은 정말 큰 문제이다.

아주 심각하다.

한국 뉴스에서만 북한의 핵이나 긴장감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에서도

하루걸러 한번은 북한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수령뉨 얼굴이랑

군복입고 각맞춰 걷는 군인들이랑

탱크, 미사일, 공포 분위기...

언제나 보여주는 사진은 비슷하다.

이런 이미지의 북한과 한국을 구별하지 못하니 이걸

무식한? 유럽인 탓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홍보에 게으른 한국 정부 탓을 해야하는지?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항상 어디에서 왔냐는

말로 시작하게 되는데,

 

그냥 Korea 라고 하면

백발백중

북한?? 이러고 있다.

이들 탓만도 할 수 없는게,

한국(남한)에 대한 기사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힛트칠때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허구한 날 북한 뉴스만 보니,

코리아? 하면 노스코리아?

자동으로 이렇게 되는거다.

 

 

그래서 항상 남한(한국)이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남한이라고 해도

그들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코리아니까 같은거

라고 생각한다는 답답한 현실...

(동독과 서독과 비슷하다고 설명하면 그나마 이해를 한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이게 그들에게 가장 쉬운 설명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서독이고, 북한은 동독이다.

우리는 북한에 들어갈 수 조차 없고, 여권도 다르다.

북한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더 설명을 덧붙이고 싶다면,

유럽도 서독의 서쪽 프랑스 영국 이런 나라들이 민주주의 국가이고

동독의 동쪽인 동유럽 러시아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인 것 처럼.

 

한국의 남쪽 일본 미국이 그렇고,

북한의 북쪽인 러시아와 중국이 그렇다

 

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아~~

하고 이해하는 듯 하지만,

아마 100% 이해는 못했을거다.. )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가 이렇게 발전하고 사는 거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내 나라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홍보를 하지 못하니...

왜!!!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깎아 내리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자존심은 아주 강한 이상한 습성이 있는 것 같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스타일과

일맥 상통할지도?

 

 

저번에 밀라노 엑스포 와서

하는 짓이라고는

뭐? 대성당에 드론을 날려? 허가도 없이?

 

 

 

국가 이미지에 당연히 미디어가 중요하지만,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알려지지 않은 국가에는.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

여기 온 사람들의 행동이다.

 

 

이탈리아에 여행을 오건,

유학을 오건,

출장을 오건 말이다.

 

그냥 맘대로 하고 떠나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으로

본인들 국적 다 아는

호텔에서

냄새나게 컵라면 끓여먹고

그것까지는 좋은데,

그럼 냄새 안나게 잘 씻어서 뒷처리를 잘하던가.

 

흥정도 안되는 가게에 가서 디스카운트 고집하고,

 

매장에 가서

시간 없다고 이옷저옷 다 헤집어 보고.

이탈리아에서까지 갑질이 먹힐 줄 아나?

 

매장이나 호텔등에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초콜렛이나

기념품들

공짜라고 한 주먹씩 막 집어오고.

그거 얼마한다고 다 살만큼 사시는 분들이 공짜 그렇게 좋아해서 뭐하실려고...

 

바쁘다고 길이나 전철에서

사람들 치고 미안하다는 소리도 안하고.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인데 하면서

공공장소에서 떠들고

사람들 찾는다고 길거리에서 큰소리고 누구야!!! 불러대고

 

기념품 샵에 가서

그렇게 만지지 말고 사진찍지 말라는데

다 만지고 다 사진찍고.

 

아울렛가서

팔리지도 않는 물건들 뭐 좋다고 싹쓸이해서

이고지고 들고 다니고...

 

다들 잘 사시면서.

왜들 그러시는지.

 

 

무단횡단에 심지어

베네치아 기차역에서 철길을 횡단하는 사람도 봤다.

베네치아 아울렛에서 꾸역꾸역 사들고

지하차도 통해서 계단 걷기 어렵다고

철길 횡단!!

자기들끼리는 스미마셍이라고 했다고

키득거리던 그 여인들 참...

 

 

이탈리아에 오는 한국사람들 정말 많다.

그 사람들이 행동만 조심해 줘도.

이탈리아 사람에게 잘 보이게 행동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 사람을 도우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가지 않게만 행동해도

우리나라 이미지는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본인들은 잠시 여기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갈건데

국가 이미지가 뭐가 중요해 하겠지만.

 

아무것도 아닌 제품이

프랑스 산이라고

이탈리아 산이라고

북유럽 산이라고

일제라고

어마무시한 가격에 미친듯이 팔리는 것을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게 국가 이미지다.

 

국가 이미지는 정말 중요하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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