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이탈리아 친구집에 초대 받았어요 /다람

이탈리아 다람 2015. 7. 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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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친구집에 초대 받았어요





이탈리아에서 친구 집에 초대를 받는다는 것은 

당신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일지도. 


한국에서도 집으로 사람을 초대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에서도 누군가를 집으로 초대한 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집으로 사람을 초대할 때,

보통 식사를 대접하거나

간단한 다과와 커피 또는 식전주/식후주를 대접한다.


아무 준비도 없이 부르는 경우는 드믈고,



보통은 집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메뉴도 고심해서 준비한 후 사람을 초대하기 때문에

그냥 맨 손으로 가서는 곤란하다.




식사에 초대받을 경우에는 

보통 집주인이 손님에게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은 없는지 물어본다.

그때 대충 메뉴가 정해지는데,


그에 맞춰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사간다면 금상첨화이다.



집에 안사람이 있다면

꽃다발을 가져가는 것도 좋고,



식사에 초대받았다면,

디저트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물어

케잌이나, 젤라또, 식후주, 과일 등으로 사가거나

집에서 디저트를 만들어 가는 것도 아주 좋은 아이디어다.




그렇지 않으면,

장식품이나, 무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쵸콜렛을 사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쵸콜렛을 먹지 못하는 당뇨 환자들도 있으므로 꼭 물어보고 사가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실용적인 선물을 많이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집으로 초대 받았을때는 우아한? 선물을 하는 것이 좋다.

선물은 그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구려 취급 받고 싶지 않으면 우아한(값비싼이 아닌) 선물을 가져 가는 것이 좋다.



두루마리 휴지나, 세제나, 비누 등을 선물로 가져간다면 

단신을 조금, 많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고민된다면

무난하게 꽃이나 꽃 화분을 예쁘게 포장해서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약속 시간 전에 집을 방문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아직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일지도 모르기때문이다.


약속 시간 정각에 가거나 5분 정도 늦게 가는 것이 무난하다.


그러므로

도착하기 전에 미리 언제쯤 도착할 것이라고 전화나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 예의다.




현관 입구에서 뺨과 뺨을 맞대어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프레고'

라고 주인이 들어오라는 말을 하면 

들어가면 된다.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들어가기 전에

현관 앞에 있는 발닦개에 신발 바닥을 깨끗하게 닦고 들어간다.


아마, 주인이 코트나 가방을 받아서 알아서 정리해 줄 것이다.


혼자 자신의 옷이나 가방따위를 그 집의 아무곳에나 널어놓지 말 것.

주인이 아무 말도 없으면

어디에 놓아야하냐고 물어봐도 좋다.




앉으라고 안내해 주는 자리에 앉고,


가져온 선물을 선사하면 된다.

고마움의 표현으로 아마 가벼운 포옹을 해 줄 것이다.


이야기를 조금 나눈 후

(아마도 식전주를 대접할 것이다)



보통은 집의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설명해 줄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집은 자기 분신처럼 소중한 공간이다.

그냥 내가 잠을 자고 먹는 곳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있고

나의 스타일이 담긴 곳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집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이야기와 생활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긴다.




주인이 보여주지 않은 곳을

허락없이 들어가거나 두리번 거려서는 안된다.



허락없이 물건을 만져봐서도 안된다.

무슨 물건이든 만져보고 싶을 때에는 

만져봐도 되는지 꼭 허락을 받고 만져본다.



화장실을 갈때에도 

화장실에 가도 돼냐고 물어보고

안내를 받아 간다.


그리고,

용변 소리는 내지 않도록 하고,

또로로로 소리가 나지 않도록 남성은 앉아서 일을 보도록 한다.


여성은 신경이 쓰이면

세면대에 물을 틀고 용변을 봐도 좋다.



화장실에는 손님용 수건이 따로 놓여있을 것이다.


그걸로 손을 닦고,


화장실은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온다.






식탁에서도 아마 주인이 정해놓은 자리가 있을 것이기때문에


무턱대고 아무자리나 먼저 앉지않고


정해주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식전주는 식사 전에 끝내는 것이 원칙이다.


식사 자리까지 잔을 가져가서 마시지 않는다.





아마 테이블에는 이미 빈 접시와 잔, 그리고 어울리는 테이블보 등으로 

이미 세팅이 되어있을 것이다.


식사 전 테이블 세팅을 감상하며 주인의 센스를 칭찬하는 것도 좋다.



음식이 올라가기 전이라도(올라간 후에는 더욱 더)

테이블은 집주인의 하나의 작품이기때문에

그 위에 식전주 잔이나, 가방 등을 올려 놓는 것을 삼간다.

 




주인이 테이블에 이미 셋팅된 각자의 빈 접시를

가져가서 음식을 담아 와 서빙해 줄 것이다.

차분히 앉아서 다른 게스트들과 기다리면 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했을 때

본인들이 그들의 스타일대로 대접을 해주고 싶어서 초대한 것이므로


섣불리 도와준다고 어질러진 부엌에 들어간다거나

일어서서

접시를 나르거나 해서는 안된다.



미안하거나 불편해하지 말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인이 제공하는 대접을 우아하게 받으면 된다.



예의상 도와줄까라고 말은 하는 것이 좋은데,

아마 백이면 백 아니라고 할 것이다.





식사는 음식을 나르던 주인까지 모두 착석하면 

함께 먹기 시작하고, 

아마 함께 마시는 와인은의 첫 잔은 주인이 각각의 잔에 따라 줄 것이다.


주인이 바쁘면 와인 오픈은 도와줄 수 있다.


옆 사람의 와인잔이 비면 옆 사람이 따라 주는 것도 좋지만

한국처럼 의무는 아니다. 

자연스럽게 옆 사람도 더 마실 것 같으면 물어주고 따라주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각각 주량에 맞게 따라마신다.




정말 격식있는 식사라면 나이프와 포크가 프리모, 세콘도, 디저트 별로 나뉘어

한꺼번에 세팅되어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작은 포크나 스푼이 디저트일 것이고,

그 다음이 안티파스토, 다음이 프리모, 다음 가장 큰 포크와 나이프가 세콘도 용일 것이다.



보통 가정에서는 한가지 포크로 디저트 외에는 다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포크와 나이프에 음식물이 덕지덕지 붙지 않게 깨끗하게 사용하고

각각의 단계별로 식사를 한 후에는 

접시만 반납하고, 포크와 나이프는 자리에 두고 계속 사용한다.



자리에 앉고, 음식이 나오면,

각각의 자리에 있는 넵킨보?를 무릎에 덮는다.

배를 살짝 덮는다고 생각하고 덮으면 된다.


안티파스토(에피타이져)는 프로슈또의 경우 큰 접시에 같이 나오 나누어 먹는다.

앞에 놓인 빈 접시에 대고 먹으면 되고,

프리모는 파스타용 홈이 있는 접시에 주인이 서빙을 해 줄 것이다.


프리모를 다 먹으면 주인이 프리모 접시를 다 치울 것이고


그 아래 빈 세콘도 접시가(홈이 없는 그냥 납짝한 큰 접시) 세팅되어 있을 것이다.

그 접시를 가져가서 주인이 세콘도 음식을 서빙해 줄것이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빵은 아마 처음부터 테이블에 나와 있을텐데, 


딱 자기가 먹을 빵만 자기 앞에 가져와서 먹는다.

빵을 이것저것 손으로 만지지 말고,


빵이 크다고 손으로 잘라서 나머지를 빵그릇에 다시 가져다 놓으면 안된다.


빵은 손으로 뜯어 먹는 것이 예의고,

입에 직접 갖다 대고 베어 먹지 않는다.


빵으로 접시의 소스를 닦아 먹지 않도록한다.


이탈리아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격식있는 태도가 절대 아니다.



집에서 가족끼리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남의 집이나, 식당에서 식사할 경우 

절대 빵으로 접시의 소스를 닦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입가에 음식이 묻지 않도록 

음식을 나이프로 조그맣게 잘라 천천히 먹도록 하고

쩝쩝 소리내지 않도록, 입을 꼭 다물고 먹는다.



절대 큰 조각을 입으로 직접 가져가 베어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스파게티를 먹을 때에도 절대 소리내서 먹지 않도록 주의하고

소량을 포크에 말아 한 입에 들어가게 만들어야한다.


국수나 우동을 먹는 식으로 긴 면을 입을 빨아들이면서 이빨로 끊어 먹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절대 그렇게 먹지 않도록.




고개를 접시에 너무 가까이 숙여서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입에 넣을 수 있을 만큼만 포크로 먹는다.



접시는 어떠한 경우에도 손으로 들지 않는다.

국물 음식은 스푼으로 떠서 먹고

그릇째 마시지 않는다.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왼손은 접시 끝을 잡거나


테이블 위에 자연스럽게 올려놓고 먹으면 된다.



자연스럽게 와인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천천히 먹는다.



식사 중 기침이 나올때는 

등을 식탁에서 완전히 돌리고,냅킨보로 입을 막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후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디저트를 먹기 전에 테이블을 한번 깨끗하게 정리하는데,

그 때 다시 한 번 도와줄까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다.





디저트가 나오고, 식후주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더 나눈다.


아, 


이탈리아의 점심은 1시쯤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고

(이것도 남부와 북부가 다른데, 북부가 더 빠른 편이다)



저녁은 8시쯤 시작해서 10시 11시 이후에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주인들이 피곤해하는 것 같으면

눈치 있게 일찍 나오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인들은 절대 절대

가봐야하지 않냐거나 피곤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을 것이다.

손님을 초대하고

그렇게 대하는 것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을 나설 때에도

주인이 보관했던 옷이나 가방을 챙겨줄 것이다.



문 앞에서 초대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하고


가벼운 포옹이나, 뺨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헤어지면 된다.



차가 주차된 곳까지 나와서 배웅해 주는 것도 흔한 일이다.





요는,

아무리 집에 초대 받았다고 해도

개인적인 부분은 절대 허락받지 않고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집에 초대한다는 것은

그냥 같이 밥한번 먹자가 아니라

나의 집에 친구를 초대해서 내 스타일대로 접대를 해주고 싶다는 의미가 강하므로

절대 그것 또한 침범하지 말고

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접대를 받으면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 집에 초대를 받아 갔다면


다음 번에는 우리집에 초대를 하는 것이 예의다.



그것이 싫다면,

기분 나쁘지 않을 핑계를 대서 초대를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

적고 보니

생각보다 이탈리아에서 살기가 만만치 않은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놀이라고 생각하고 배우고 몸에 익혀 나가면 즐겁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보수적인 매너와 룰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 룰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탈리아에서 즐거운 생활을 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물론,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에서 배워야 할 한국식 매너도 많다.


나라가 다르다는 것은 
언어와 인종만 다르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어느 날은 이탈리아의 어학원에서만난 중국인 친구집에 

다른 친구들과 간 적이 있는데,

체리를 과일 씼는 플라스틱 체 바구니에 씼어

물이 흐르는 그대로  

바구니째 거실 테이블로 가져와 내어 놓는 것을 보고

다들 놀라며 서로를 쳐다 봤던 기억이 난다.



또, 어느날은 대만인 친구가 본인의 집 근처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하자고 몇몇 친구를 초대해서

그의 집에 잠시 들렀다가 그 친구가 안내한 식당에 갔는데,

그게

북적거리는 쇼핑몰 내에 있는 

바쁜 사람들이 그램당 음식을 골라서 식판에 가져다 먹는 방식의

식당이었다.

그 친구는 여기 메뉴가 맛있다고 했지만,

그 때에도 사람들과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른 나라에 살게되었다면

언제나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일 마음의 문을 열고

또, 나의 문화를 강요하지 않고 즐겁게 소개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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