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유럽에서 들을수 없는 말 '선배님 밥 사주세요!' / 이탈리아 사는 다람

이탈리아 다람 2016. 3. 1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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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독특한 나라이다.

 

나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그런 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굉장히 효율적인 시스템을 추구하는 것 같으면서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주 비효율적이고 복잡하다.

(이게 이탈리아와 반대되는 점인데,

이탈리아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고집하는 것 같지만,

살다보면 이게 은근 효율적이고 간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독특한 점이

 

 

 

모 광고처럼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자!

가 안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야 어리니까 그렇다 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엄마가 깨워서야 일어나고

더 어이없는 사실은 깨워준 고마운 엄마한테 신경질을 내는 자식들!

(안 깨우면 안 깨웠다고 ㅈㄹ할 거잖아?)

 

 

 

 

대학생이 되면,

친하지도 않은 선배들한테

밥 사주세요~! 술 사주세요~!

(... )

도대체 왜???

본인들보다 나이가 한살 많기 때문에?

그러면서

50살 많은 노인들에게 자리양보는 잘 안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싶다.

 

 

대학을 졸업하면

남자친구에게

밥 사줘! 선물 사줘!

(... )

물론 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남자들이라면 이런 압박 안 느껴본 사람이 드물거다.

 

 

 

 

 

 

결혼하게 되면,

부모님한테

집 사 줘! 혼수해 줘!

(... )

이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게 선배들이 밥을 사줘야하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악습인 것 같다.

 

나도 내 선배들한테 이만큼 공짜 술밥 받아 먹었으니까

나도 내 후배들한테 이만큼 공짜 술밥 사줘야하고

내 후배들은 그 후배들한테 그만큼 공짜 술밥 사줘야하고...

(그런데, 중요한 조건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

받아 먹었으면, 꼬박꼬박 허리 숙여 인사해야하고,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더라고 선배라고 선배대접을 해줘야하는 거다)

그러니 애초에

후배들한테 쓸 돈으로

각자 자기 능력만큼 먹고 싶은거 사 먹고

자기 꼴리는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 낫지 않은가?

(아, 한국엔 집단 문화-다른 말로 집단 이기주의-가 있어서.

본인들은 후배들한테 밥도 술도 사주는데 무슨 이기주의야 하겠지. 한숨)

 

 

결혼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한테 집 받으면

공짜가 어디있나.

주말마다 가서 같이 밥먹어야하고

시어머니가 나와 맞지 않는 걸 시켜도 네네 하면서 다 해야한다.

 

더 아이러니한 사실은

 

부모님들도

자식들 결혼할 때 집 한 채는 해줘야한다는 압박감때문에

1가구 2주택을 절대 포기하지 못하고,

사실, 이것 때문에

젊은이들이 죽을때까지 맞벌이해도

코딱지만한 아파트 하나 못산 다는 사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허리때 졸라매서 집하나 더 장만해야하고

죽어도 그것을 놓을 수는 없고,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집값이 절대 떨어지지 않기때문에

스스로 집을 살 수 없는

매우

매우

비효율적인 악습.

 

 

 

그런 젊은이가 애 나으면,

자신들도 자식들에게

그런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

 

자식이 성인이 되면 하나의 독립적인 삶으로 떨어져 나가야하는데

절대 그렇지 못하게 보이지 않은 쇠사슬로 연결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은 매우 중요하다.

 

 

또 하나 한국에서 느끼는 이상한 무드는?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남녀가 사랑해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 또는 시댁에 아이를 낳아줬다고!!!

이게 벼슬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 )

그러면서, 나는 애 낳아줬으니까

백 사줘, 차 사줘!

 

 

(뭐 이렇게 다들 사달라고 하는 게 많은지.

본인들 돈으로 본인들 사고 싶은 거 사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은

한국에서는 절대 불가능 한 것일까?)

 

 

여자 스스로 자신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 아니고 뭘까.

그러면서 남녀평등 외치면서

본인은 집에 있으면서

7시에 출근하고 10시에 퇴근한 남편한데

설겆이 안한다고, 애랑 신나게 안놀아준다고 빼에액!

(맞벌이는 당연히 집안일 반반해야하지만)

 

 

 

가끔 한국 들어가서

사람들 만나고 하면, 좋긴 한데

놀랄 때도 많다.

'제가 이번에 와이프 이거 이 가방 사줬잖아요~ 이정도면 괜찮은 거줘 뭐..ㅎㅎㅎ'

이런 말에는

정말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 지 모르겠다...

 

 

자신의 일은 제발 스스로 하자.

 

남의 일 간섭라려고 하지도 말고

(나중에 보답 받을 생각이라면 애당초 돕지도 마!)

정 없는 소리라고?

정이 좀 없어야한다.

그 정이 넘쳐서 학연지연으로 사람뽑고

술먹었다고 용서해주고

아프다고 풀어줬잖아?

 

우리가 남이가?

우린 남이다. 남이고. 남이여야한다.

남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렇게 우리는

자식도,부모도,후배도,선배도, 애인도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

 

 

제발 남한테 뭐 사달라고 하지도 말고 생각도 말자.

뭐 선물하고 싶고 뭐 사주고 싶으면 내가 알아서 할께.

내 판단까지 니가 결정하지 말아주시길.

 

 

거지근성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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