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씨가 90넘은 우리 외할머니 생일 선물로 준비한 꽃다발...) 한국에서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온다고 결정했을 때 사실, 나는 별 느낌 없었다. 요 몇년 사이에 너무 많은 나라를 다녀서인지 이제 지구 어디에 데려다 놔도 당황하지 않고 어디서든 묵묵히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바깥냥반 구름씨는 언제나 나보다 감정적이다. 이탈리아 사람이 아닌 오스트리아 사람이나 독일인처럼 행동하다가도 이럴 때 보면 이탈리아인임을 속일 수 없는 것 같다. 구름씨는 한국을 떠나기 전 회사 청소 아줌마와 작별 인사를 하고 눈물을 흘리고, 단골 수타짜장면집 면 뽑는 아저씨와 꼭 다시 온다고 포옹을 하고 오는 그런 사람이었다. 부모님과도 어색해서 포옹 한번 하지 않는 나와는 천지차이! 평범한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한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