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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운명이란 것이 있을까?
나는 어떤 운명으로 이곳에 있는 것일까.
내가 태어난 곳에서 8968km 떨어진 지구의 반대편.
은마아파트 주민수보다 적은 사람들이 바닷가와 작고 완만한 언덕에서 거북손처럼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곳.
나와 다른 말을 하고,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얼굴을 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곳, 무자.
나는 이탈리아 무자라는 작은 마을에 산다.
까만 머리, 까만 눈, 오뎅과 당면을 넣은 멸치 국물로 맛을 낸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곤 나 혼자 뿐인 무자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걸까.
내 운명이 나를 이곳으로 불렀을까. 내가 내 운명을 이곳으로 불렀을까.
너무 감성적이니까, 조금 심각해지는 것 같아.
나만 알고싶기도 하도,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들여주고 싶기도 한 무자를
지금 이 글을 읽는 운명을 가진 여러분에게만 들려 드리겠습니다!
... 약장사 느낌이 되어버렸다.
자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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