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이탈리아 고성 개방 축제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이탈리아 다람 2016. 4. 12.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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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는

 

여기 저기 구석구석 많은 성들이 있다.

 

 

 

국가나 지방 소유의 성들 그리고 몇몇의 개인 소유의 성들은

 

입장료를 지불하거나 무료로

 

보통 외부인 방문이 가능하지만,

 

 

주민이 직접 기거하고 있는 성은 개방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 년에 두 번

 

딱 몇 일만 개방을 하는데

 

 

물론 공짜는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을 친구도 가족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남에게

개방하는 것에 그 정도의 댓가를 치루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고택 개방에 여러가지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초기에 아무 시스템도 없이

주민이 거주하는 고택을 너무 순수하게 활짝 개방했다가

(한국에서는 개인 사생활 보호하려는 사람을 까탈스러운 사람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리고

개인에게 '한국의 정'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을 아무런 댓가 없이

희생하게 하는 강요하는 경향도 있으니까..)

 

 

몰상식한 관광객들이 고택을 훼손했던 사건이 빈번하게 생긴 후,

 

 

 

 

 

 

 

지금은 아마 지방 관공서를 통해 예약을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들은 것 같다.

 

 

 

국민이 미개하네,

후진국형 인간들이네

라고 말을 할 필요도 없고, 말을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시스템만 꼼꼼하게 잘 갖춰져 있으면

미개한 꿍꿍이들이 새어나올 틈이 없다.

 

 

반면,

아무리 선진국형 인간들이라도

시스템이 허술한 곳에서는 후진적인 행동에 유혹되기 마련이다.

 

 

 

 

일부 독인인이 자기나라에서는 길가에 껌종이 하나도 버리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이탈리아 해변에 와서는 너무나도 프리하게? 행동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오늘 언급하고 싶은 고택 개방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교통질서 문제,

길가 쓰레기 문제,

근데 

후자는 솔직히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관광객이나 이민자 외국인이 하는 짓도 어마어마하다고 사료된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은 외국인들도 어째서

 

한국에서는

무단횡단을 하고 길가에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면서

일본에 가면

칼같이 줄을 서고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조용히 다니는 지를 생각해보면,

 

 

꼼꼼하고 효율적인 시스템과

즉각적인 처벌이 뒤따르는 관련 법규(+절대 인정사정 안 봐주는 경찰)

 

만 있으면 사실 기초 질서에 관해서는 고민할 필요도 없을 거다.

 

 

 

 

 

 

 

다시 이탈리아 고성 이야기로 돌아가.

 

우리 동네에도 고성하나가 있는데,

그 성안에 공주는 아니고,

 

 

이제 보통 주민이 살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내부는 구경도 못하고 성곽 주변만 빙 돌 수 있을 뿐이었다.

 

 

말 그대로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집(성)이나 정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이런 행사를 통해서만이 볼 수 있다.

 

 

 

 

 

 

 

고성은 보통 한 시간 단위로 아침과 저녁 몇 시간만 개방을 했다.

 

그리고

그 성의 주인이 직접

50분 정도 기거하는 방이며 거실이며 정원이며 지하실 창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모두

참석자들과 함께 걸으며

하나하나 설명을 해준다.

 

가이드처럼 말이다.

 

 

 

 

 

 

 

성이라고

말 그대로 성이라는 건축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성의 기거자는

성 안의

난로 하나, 컵 하나, 테이블 하나, 전등 하나까지

대대로 물려내려온 그 옛날 성주의 소유물들을 잘 보관해서

 

지금까지 사용한다.

 

 

 

 

마치 성 안에 들어서는 순간 짠! 하고

도라에몽과 함께 중세시대로 순식간에 돌아간 기분이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잘 보관되어 있고

 

심지어,

 

샹들리에나 거울, 난로, 오븐 등은 지금도 직접 사용을 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고택이라고 하는 어느 한옥을 가본 적이 있는데,

 

틀만 한옥이지

 

그 안의 많은 것들이 이미 많이 새것으로 교체되어 있었고

 

너무나도 티가 나게 깔끔하게 보수되어 있었던 장면이

 

 

내가 본 오늘의 고성의 모습과 오버랩 되었다.

 

 

 

 

 

 

 

 

 

내가 간 타임에 같이 투어를 한 사람들은 20명 정도였는데

 

거의 다 이 지역 주민들 같았고,

역시 나 혼자 동양인이었으며 외국인이었다.

 

 

 

 

 

 

지하까지 포함한 4층의 성을 다 돌아보며(규모는 작았다)

 

나는 입을 정말 말 그대로 다물 수가 없어서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다녔던 것 같다.

 

 

 

 

 

 

1. 이 모든 소품 하나하나를 다 쓸고 닦고 윤이나게 잘 보관한

   주인 할머니의 정성.

   이 고성의 주인은 70대의 우아하고 정정한 할머니었다.

 

2. 주방 오븐이며, 난로 등 분명 불편할만한 물건들을

 현대의 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보관하며

 정 불편한 것은 옛것을 없애버리지 않고 옆에 새것을 따로 설치해서 사용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해 낸 주인 할머니의 고집.

 

3. 주인 할머니가 생활에 필요하여 산 현대의 물건들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옛것과 어울리는 물건을 세심하게

   고른 그 분의 노고와 감각.

 

 

언제든 표를 구입한 관광객에게 문이 활짝 열러 있는

 

사람 온기라고는 느낄 수 없는

 

철처하게 관리된 거대하고 웅장한 위인의 무덤같은 성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달이 뜨는 밤이면 아기자기함과 따뜻한 정성이 느껴지는 소품들이 정말로 말을 건넬 것 같고,

 

벽돌 하나 모서리 하나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살아있는 이 작은 공간에서

 

나는 사람의 온기를 느꼈다.

 

 

 

 

 

 

 

 

 

 

 

 

 

 

 

같이 구경한 이탈리아 사람들도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아름답다고 난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다들

그 주인 할머니에게 이렇게 잘 관수하시느라 수고하셨다. 대단하시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었다.

 

 

 

아무리 무뚝뚝한 아저씨랄지라도

 

이 성을 화장실부터 부엌까지 구석구석 돌아보고 나면

할머니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안 하고는 못 배길 것이다.

 

 

 

 

 

 

그렇게 집을 둘러보고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주인은 정원 한켠에 와인과 즉석해서 만드는 다과를 준비해 놓으셨다.

 

 

나는 혼자 간 터라

 

그냥 간단하게 와인만 한잔 마시면서 정원을 둘러보고 있는데,

 

 

 

할머니가 케이터링 하는 사람들에게

이 멀리서 온 손님(=나;;;)에게 뭐 좀 갖다드리라며 말씀하시며

나를 디저트가 있는 곳으로 친히 안내해주셨다.

 

 

 

 

사실, 우리집이 여기서

걸어서 5분 거리 밖에 안되서

 

토요일날 정말 아무생각 없이 털래털래 가본 거였는데,

 

 

너무 멀리서 온 관광객처럼 환대를 해주셔서 몸둘바를 몰랐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이탈리아는 스웨덴같은 초선진국이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못한 것도 많다.

 

하지만,

 

분명 이런 시스템이나 어떤 옛것을 대하는 태도는 보고 배울만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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