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가 또 이렇게 끝나고,
오늘은 기말고사 시험결과 발표이자 종강의 날.
단체 챗팅방에서 어제 밤에
간단하게 다과를 하자는 메세지를 받고,
나는 대충 챙겨갔는데,
우리반 애들이 너무 거하게 다 뭔가를 직접 만들어왔다 ㅜㅠ
사온 것도 아니고.
다들 새벽같이 아침에 일어나서 만들어 왔다는;;;
미안하게시리..
어쨌든 다들 ㅠ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 학기에 이 친구들 중 몇 명이나 다시 함께 수업을 이어갈까?
그래도 나름 정이 들었나보다...
아직도 존재감 없는 내 이름과 일본 친구 이름을 헤깔리는 반 친구가 있지만 ㅜㅠ
(심지어 우리 머리스타일도 다르고, 많이 다른데 ㅜㅠ)
뭐... 그래도 우리 수업 즐거웠고,
마지막 파티 맛있게 재밌게 했으니까.
그냥, 생각난 김에.
수업 방식의 차이.
이건 여러나라 한국 유학생들이 이미 지적한 적이 많은 내용인데,
한국은
선생님이 '가르치고' 학생들은' 잘 듣는' 게 수업인 반면,
이탈리아는
선생님들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학생들은 끊임없이 수업에 끼어든다.
서로 대화하는, 같이 토론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주입식으로 선생님의 지식을 내가 받아들이는 형식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선생님 말할 때 끼어들면 혼쭐나겠지만,
여기서는 안 끼어들면, 이상한 학생이 된다.
근데, 학생들도 운전 능숙한 기사처럼 끼어들기가 아주 자연스럽고
전혀 수업이나 선생님 말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대화를 이끌어 간다.
나는 솔직히 이게 좀 적응이 안됐고, 지금도 어색하다.
토론식 수업.
뭔가
내가 말할려고하면, 이미 타이밍이 지나가 버리고,
선생님 말하는 데, 끊고 들어가기가 힘들고,
일단, 수업하는데 목소리를 크게 내고 이얘기 저얘기 하는게
남한테 방해주는 것 같아서 낯설다ㅠㅜ
학생들은 정말 자유롭게 선생님께 이것 저것을 묻고,
선생님은 학생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또 하나 다른 점은,
필기가 별로 없다.
하지만, 숙제는 꼭 있다.
사회의 수직 수평 구조 현상과도 비슷한 것 같다.
여기도 직원들이 사장 눈치를 보는 건 사실이지만,
친구 아빠가 의사나 판사라고 백수 아빠가 그 앞에서 주눅들거나 기죽거나 하진 않는다.
직원들도 상사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게 있긴 하지만,
다 자기 챙길거 챙기면서 하는거지,
한국처럼
가족 친구 다 뒷전으로 하고,
질질 끌려다니진 않는다.
학생들도 선생님을 친구로 보진 않는다.
선생님으로 인식하지만,
선생님 앞이라고 본인들의 주장을 감추거나 생각을 숨기거나 하지 않는다.
'지금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라는 가벼운 느낌으로 서로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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