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가 사는 작은 이탈리아 마을

새해 부다페스트 여행.

이탈리아 다람 2017. 1. 21. 06:25
반응형

 

 

이번 새해는 구름씨와 둘이서 부다페스트에 갔다.

4박 5일.

 

나나 구름씨나 여행을 빡빡하게 가는 것을 싫어해서

 

짧은게 4박이다.

 

2박 3일이나 비행기에서 자는 올빼미(?)여행 같은 것은

젊을 때 몇 번 해봤지만, 너무 피곤하고 체력이나 취향에 맞지 않아

느긋하게 보내지 못할 거면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게 되었다.

(늙어가고 있다는 말일지도 ㅜㅠ)

 

 

이탈리아 북부에 사는 장점이라면 다른 유럽을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거리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번 부다페스트도 차로 운전해서 갔다.

 

가다가 커피도 마시고, 가다가 식당에서 밥도 먹고 쉬엄쉬엄가니 반나절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동유럽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나는 처음이지만

구름씨는 출장이나 여행으로 여러번 가봤다고 했다.

 

이탈리아인에게 부다페스트란

젊은이들이 싼 값에 흥청망청 놀러가는 분위기?의 도시이다.

그래서 호텔이나 상점에서 기본적인 이탈리어가 가능하다...

 

이탈리아에 비해 물가가 매우 저렴하고, 특히 밥값 술값이나 클럽.

밤문화가 발달되어서

젊은 애들이 단기여행으로 많이 놀러간다.

 

이번 겨울에 한국에 갈까하다가

밍기적 거리는 바람에 만만한 비행기 티켓도 다 놓치고

게다가 휴가까지 넉넉하게 얻지 못하게 되어

 

차로 갈 수 있는 곳을 고르다보니 부다페스트가 당첨 되었다.

 

사실, 동유럽을 가본 적이 없어서 한번 가보고 싶기도 했고.

 

 

구름씨 말로는 동유럽에서는 프라하가 더 멋지다고 하는데,

 

프라하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어서 이번엔 부다페스트로 결정되었다.

 

 

막판에 호텔을 예약했더니 그렇고 그런 호텔 디럭스룸을 매우 비싼 가격에 예약하는

불행을 얻게 되었다..

그나마 새해라고 샴페인을 선물로 주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호텔이었지만.

 

 

부다페스트를 돌아다니다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게 있는데,

길거리에 주차된 차가 다 헝가리 차 밖에 없다.

 

우리도 차를 가져갔지만, 호텔 주차장(오픈된 주차장이 아니라 보안 철문이 달린 폐쇄된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다른 외국에서 차를 가지고 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안전하지 않은 곳에는 절대 차를 주차하지 않는다.

 

왜?

차도둑놈들이 많으니까^^

여긴 말로만 듣던 동유럽입니다.네.

 

번호판이 외국 번호판이다 싶으면

차 자체를 훔쳐가기도 하지만,

차 유리를 깨고 그 안에 있는 별별 걸 다 훔쳐가기때문에

(몇 만원 하지도 않는 차 오디오나, 선글라스--,, 같은 것도 훔쳐간다...)

 

헝가리에 가면 절대 절대 길가에 차를 주차하지 않아야 한다.

헝가리에서 빌린 렌트카라고?

그것도 마찬가지.

렌트카 번호판 보자마자 차 유리 깨고 물건을 훔쳐갑니다...

 

순진한 한국 사람들은(살기 좋은 한국!!! 한국의 치안은 동유럽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차 안에 배낭도 노트북도 카메라 가방도 다 보이게 놔두고

차 문만 잠그고 다니는데,

 

ㅎㅎ

동유럽은 상상을 초월하니까요.

열쇠가 무슨 소용이고 스마트키가 무슨 소용이에요.

그냥 창문 깨 부수고 가져가는데요...

 

 

아무튼.

헝가리가 온천의 나라이니만큼

부다페스트 시내에도 여러 개의 온천이 있다.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건 세체니 온천이라고

거대한 야외 온천인데

밤에 가면 정말 멋지다!!!!

그리고, 야외 바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온천을 할 수도 있다!

운동장만한 야외 온천에서 온갖 국적의 젊은이들이 원숭이들처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별이 뜬 밤하늘을 바라보며 잡담하고

맥주를 마신다!

 

또,

루다스 온천이라고 부다페스트 강가 바로 옆에 위치한 온천이 있는데

 

이 온천 건물 옥상에 가면 자쿠지 같은 야외 온천이 있다.

거기서 밤에 부다페스트 야경을 바라보면 정말 멋있다!

 

 

루다스 온천은 인원 제한을 하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손님을 무조건 다 받지 않고, 정해진 인원수만 받는다.

그래서 늦게가면 꽤 기다려야할지도 모른다.

 

 

부다페스트는 젊은이들의 도시이다.

그래서 온천에도 젊은이들 천지다!

거리에도 마찬가지.

 

내륙이라 고기를 많이 먹는데,

스테이크를 꼭 먹길 바란다. 굴라쉬도 맛있지만.

정말 싸고 맛있다!

 

특히 한국 사람들 멘자라고 굴라쉬 맛집이라고

홍대맛집 분위기나는 레스토랑 많이 가던데,,,

진짜 여기는 한국 스타일이다 ㅎㅎㅎ

부다페스트까지와서 왜 홍대스타일 식당에 가는지 모르겠다...

 

거기가면 완전 한국인 천지^^

나같은 사람이야 한국사람 만나면 반갑고 좋지만,

한국에서 외국여행온 사람들이 굳이 부다페스트에서까지 한국사람 와글거리는

레스토랑 갈 이유가 있나 싶다.

 

멘자가 위치한 골목에 레스토랑들이 많은데,

 

멘자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옆에 옆에 보면  

닭이랑 돼지랑 소가 그려진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 스테이크 꼭 먹길 바란다.

 

 

정말 양 많고 맛있고, 최고다!!!!!

 

 

그리고, 부다페스트 한식당 k point 케이포인트?

라고 세체니온천 근처 외진 곳에 위치한(차이타 타운 근처인 듯) 식당이 있는데...

 

내가... 인터넷 검색해보고

사장님 한국인이고 음식 진짜 맛있다고 해서 간 곳인데...

 

뭐가 바뀌었는지 어쨌는지

주방장. 캐셔, 종업원 모두 중국인이고, 손님도 다 중국인이고

메뉴판도 중국어다....

한국어 김치도 못알아먹는 완전 중국인 식당......

 

맛도 별로 없고 비싸기만하다...

 

완전 비추. 가지마시라고요! 거기까지 찾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식으로 고기 나오냐니까 그렇다고해서

등심 시켰는데....

소고기가.... 초벌이 되어 나왔다....

아주 건조하게.... 육즙이 어디있지.....

 

그리고 숯불은 바라지도 않지만,

어이없게 소고기를 인덕션에 미지근하게 구워먹었다...

양파나 버섯같은 구워먹는 야채도 없고... 상추가 다섯장 나왔습니다......ㅜㅠ

 

그리고 모든 메뉴가 비싸다....짜장면은 그럭저럭 먹을만했는데, 부다페스트 물가에 비해. 그 크리피한 동네에 비해...... 너무 비쌌다. 만 삼천원 정도?

그돈이면 ,,,

 

 

부다페스트 시내 멋지고 맛있는 스테이크집 가서 맛있게 드시길.

 

느끼해서 뭔가 속 풀리는 걸 먹고 싶으면

차라리

국회의사당 강가 근처 베트남쌀국수 집을 가세요...(부다페스트에서 한식드시지 마시고요...)

베트남 인들이 운영하고

친절하고, 납득가는 가격을 받으며

조용하고 깔끔합니다...

 

저녁엔 루인펍에 가서 술 한잔 하면 좋다...

 

 

아. 그리고

우니쿰이라는 헝가리 허브 술이 있다!

Unicum. 라틴어다(Unique 특별하다는 뜻)

40가지 이상의 허브로 만들어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시킨다.

도수가 높고 달달하고 쌉싸름해서 식후주로 많이 마신다.

달짝지근해서(감초 맛?) 여러잔도 무리없이 마실 수 있다....나는 술을 좋아해서^^

 

우니쿰은 1840년 Zwcak이라는 오스트리안에의해 발명되었고

그후 2차대전 후 헝가리가 공산주의가 되면서

Zwack가문은 미국으로 망명한다.

헝가리는 공산주의답게 우니쿰 공장을 국가 재산으로 관리하지만,

Zwack가문이 시크릿 레시피를 가지고 망명했기때문에

공산주의기간 동안 헝가리에서 생산된 우니쿰은 진짜 우니쿰 맛이 아니었다.

더 달았다고 한다...

그 후 Zwack 자손들이 진짜 레시피를 들고와서 토스카나에 머물면서

이탈리아 밀라노에 우니쿰 공장을 차려서 이탈리아 동업자와

진짜 우니쿰을 만들게 된다. 2000년대까지.

지금은 헝가리에서 만드는 것 같은데

아직도 이탈리아 동업자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부다페스트가면.... 음.... 살게 별로 없다........

기념품도 그냥 그렇고 선물로 살것도 별로 없어 ㅜㅠ

슈퍼에 가면 우니쿰 쪼끄만거 귀여운 병 몇천원이면 산다.. 엄청 싸다.

하지만, 정말 맛있다!

 

 

 

아, 그리고 부다페스트 환전 사기 많으니 되도록 은행에서 환전하도록.

 

 

야경이 예쁘다고하는데,,, 로마나 피렌체에 비교하면 그냥 그렇다...

우와우와 할 정도는 아니야...

 

유람선타고 야경보며 저녁식사도 한다던데,

좀 촌스러운 것 같고,,, 강가에서 보는 야경도 멋진데 굳이

유람선까지 예약해서 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스킵..

 

 

아,

거기 노란 트램이 부다페스트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나름 귀엽다^^

 

부다페스트에서 옷이나 뭐..쇼핑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고...

 

솔직히 말하면 도시 자체는 그냥 그랬다.

아직도 뭔가 공산권 느낌이 많이 나고,

거리도 좀 지저분한 느낌.

관광객 바가지도 많았고,

특히 택시는 미터 조작이 흔한 일이니, 어디까지 얼마라고 정하고 타는 게 속편할 정도...ㅜㅠ

 

야외 온천이나, 스테이크 먹기 여행? 정도로

한번 쯤 가볼만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닌 듯.

 

그래도 4박동안 호텔 조식먹고, 날마다 사우나 하고 고기고기 먹으면서

보신 관광 잘하고 온 듯하다...

 

 

헝가리 사람들은 나름 친절했다.

특히 나이 많은 사람들도 친절했다.... 하긴 어디든 유명 관광지는 다 몸에 밴 친절이 있기 마련이지만.

 

작은 구멍가게에서 물을 몇병 샀는데,

콧수염 기른 주인 할아버지가 새해 복많이 받으라면서

불어로 메르시?라고 고맙다고 하면서

카라멜 하나를 주셨다^^

(내가 산 물병 위에 짠 하고 올려 놓고 웃으셨다^^)

 

음...이탈리아나 한국에서는 흔한 일은 아니니까...

(북부 이탈리아는 인간들이 엄청 차갑습니다...)

뭐랄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정말 순수한 호의를 느꼈다고나 할까.

오랜만에 그런 호의를 받으니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날이 추워져

나무마다 하얀 서리꽃이 펴 있었다.

 

구름씨가 헝가리의 유명한 호수라고 발라톤 호수를 보여준다고 데려갔는데.......

안개와 서리꽃에 가려.....호수를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얼음에 덮힌 호수 마을이 정말 멋졌다!

 

(저어 뒤쪽이 모두 호수인데,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 ㅜㅠ)

 

 

 

 

 

 

(아래 링크 클릭!)

https://story.kakao.com/daraminitaly

 

 

 

 

 

 

 

 

 

 

한국 향수병에 걸린 구름씨에게 하트를...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