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가 사는 작은 이탈리아 마을

이탈리아에서 미슐랭 레스토랑 정식을 얻어 먹다!

이탈리아 다람 2017. 10. 11. 17:56
반응형

 

 

저번 해 골프 수업에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몇 달 못 듣고 코치님이(정말 우아하고 잘 생긴 중년의 이탈리아남 안드레아 코치님....)

갑자기 암을 발견해서 수업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죠.

 

 

하지만, 수업이 끝난 후에도

 

거기서 만난 친구를 종종 만나게 되었어요.

 

 

구름씨랑 나이도 비슷하고, 성장 과정도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지요.

 

 

파비오는 아지엔다 파밀리아레라고 가족들이 함께 대대로 일하는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고,

에리카인 와이프는 관공서에서 일을 합니다.

 

며칠 전에도 주말에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길래 좋다고 했더니,

 

그럼 애들을 친정 엄마한테 맡기고 나온답니다^^

(뭔가 대단한 작정?을 한 듯^^)

 

 

 

 

그리고, 그 날이 다가오고!

 

집에서 나서기 전에 구름씨가

 

선물은 챙겼어?

 

하는 겁니다.

 

 

 

무슨 선물?

 

 

그래도 그 집에서 만나기로 한 거 아니야? 그럼, 그 집 안에 들어가는 건데, 뭐라고 가져가야하지 않아? 이런 건 좀 먼저 알아서 생각을 하면 좋잖아-.-; 내가 다 챙겨 ㅜㅠ

 

라고 타박을 주네요 ㅜㅠ

 

 

그래서 주섬주섬 한국에서 가져온 화요를 꺼내서 봉투에 넣었습니다.

 

구름씨는 저번 출장에서 사온 파비오가 좋아했던 캔디를 주섬주섬 들고 옵니다.

 

 

 

 

 

 

 

 

 

드디어! 격전의 그 날!

 

집 빌딩 앞에서 벨을 누르니 곧 내려 간다고 합니다!

 

 

 

 

집 앞에서 만나자고 한 말이었구나...

 

 

구름씨와 저는 아!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다

 

 

구름씨에게

 

그럼, 화요 어떻게 해? 안 줘?

 

(지금 생각해도 정말 쪼잔한 말을 했네요 ㅠㅠ 역시 내 그릇은 간장 종지..)

 

 

 

했더니

 

구름씨 왈

 

왜? 그냥 다 줘.

 

 

이런 호탕한 구름씨의 성격을 정말 본받고 싶은데 !

 

 

 

바로 파비오가 에리코가 멋진 정장을 입고 나타났고,

자기 차로 가자고 해서

 

차를 탔습니다.

 

 

 

그리곤

 

우리를 깜깜한 시골길로 안내합니다.

 

 

 

 

깜깜한 시골마을에 멋진 빌라 같은 건물이 하나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니

 

 

모닥불이 켜 있고,

 

인테리어는 약간 모던한 영국 스타일로 되어 있네요.

 

 

 

파비오가 아는 것 같은 영국식 양복을 잘 차려입은 주인 아저씨의 환대를 받고 지정된 테이블로 갔습니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그 곳 안에 들어가니,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와인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세련된 사람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여기 멋진데!

 

라고 말하니,

 

에리카가 미슐랭 레스토랑이라고 말합니다.

 

일 년에 한 번 쯤은 애들 놔두고 이런 레스토랑도 와봐야지.

 

 

합니다 ^^

 

 

다른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에서 맛보지 못한 정말

마스터 쉐프에서만 본 것 같은

기상천외한 음식들이 멋진 데코레이션으로 끊임없이 나오는데,

 

전혀 배가 부르지 않고

 

꿀떡꿀떡 잘 넘어가더군요^^

 

 

우리 넷은 그 레스토랑의 코스 메뉴를 시켰는데,

 

구름씨가 너 이거 다 먹을 수 있겠냐고 걱정했죠.

 

 

싹싹 긁어먹은 나를 보고

 

 

 

에리카왈

 

 

구름씨, 괜한 걱정을 했어!

 

ㅎㅎ

 

 

 

다음 달에 있는 리가부에라는 이탈리아엥서 유명한 우리나라로 치면,,,

임재범 같은 가수의 콘서트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누이가 티켓이 두 개 더 있다고 저랑 구름씨가 보고 싶으면 같이 가자고 했거든요.

 

그래서 구름씨에게 물어봤더니

 

구름씨는 그날 출장을 가야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ㅜㅠ

 

 

그래서 나는 혼자라도 갈꺼라고 했더니

 

에리카 왈

 

왜? 탱고 학원에서 만난 로베르토(가끔 내 탕게로가 되어주시는 버스운전사가 직업인 친절한 아자씨!)

 

랑 같이 가면 되겠구만!

 

같이 로베르토 버스 타고 ^0^  근데, 주차가 문제다....  차가 커서...

ㅎㅎㅎㅎ

 

 

ㅠㅜ

 

 

이런 저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역시 쓸데 없는 이야기가 재밌죠!)

 

저녁을 정말 잘 먹었습니다!!

(디저트가 두 번이나 나왔어요!)

 

 

계산을 하려고 하니,

 

 

파비오가 이미 계산을 했다고 하는겁니다!!!

(가격이 꽤 나왔을 텐데요...)

 

얼마 전 본인 생일이었다고...

 

 

 

사실, 다음날이 내 생일이라 그럼

내일도 여기서 다시 저녁 먹자! 내가 쏠께!

 

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타인에게 이런 호의를 베풀기가 쉽지 않죠..

 

파비오의 따뜻한 호의에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고,

아까 전에 구름씨에게 화요 뺄까?

라고 말했는 제 자신이 느무느무 챙피해서 얼굴이 혼자 갑자기 빨개져 버렸습니다...

(살려주세요... 챙피함에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아직도)

 

 

 

저는 오는 길에 주섬주섬 급조한 선물을 내밀었습니다.

(포장도 못하고,, 이상한 꾸깃꾸깃한 쇼핑백에 대충 담아왔는데 ㅜㅠ 후회막심)

 

 

소주에 대해 설명해주고 마시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호의를 베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내가 아닌, 내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내 시간을 내고, 돈을 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

외로웠던 상해 생활에서 따뜻한 호의를 선뜻 내어준 사람들...

자스민, 은혜, 경혜씨... 보고싶네...

다 갚지도 못하고 받기만하고 떠나왔는데...

 

 

나도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지.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지.

 

 

오늘도 다짐해 봅니다.

 

내 주변이 차가우면, 저도 추울 수 밖에 없으니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