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이탈리아 사람을 만나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다람

이탈리아 다람 2024. 2. 2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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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람을 만나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야옹군의 고등학교 절친을 오랜만에 만나 퇴근 후 스프리츠를 한잔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절친은

그 사이 갑자기 체중이 불어 몰라볼 정도였다.

 

나는 그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 무슨 일인가 하여

 

 

'어머나, 무슨 일 있었어요? 조금 달라 보이네요.'

 

 

라고 농담조로 물었다.

 

성격 좋은 그 친구는 야옹군과 마주보며 웃었다.

 

그리고 야옹군이 친구를 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 한국에서는 외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거든.

다 건강 걱정되서 하는 소리야.'

 

그러자 친구가 웃으며

 

'뭐야, 지금 나 뚱뚱하다고 한 말이지?

뚱뚱한 사람한테 뚱뚱하다고 말해도 된다는 말이야! 

사람들이 그렇게 너그럽단 말이야. 하하.'

 

 

그렇다.

 

이탈리아에서는 외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어떠한 이유에서건 무례한 것이었다.

 

그 날은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만,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야옹군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가 말했다.

 

'그래, 이탈리아에서는 남자한테건 여자한테건

외모에 대해 언급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

키가 크건 작건, 코가 높건 낮건.

눈이 크건 작건, 뚱뚱하건 말랐건.

칭찬이건 비아냥이건 외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지.

 

그건, 그 사람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또 뚱뚱한 사람이나 마른 사람이라고 해도 

각자 그것에 대해 말하기 싫은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한국에서는 뚱뚱하거나 말랐다는 말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면전에 대고 하잖아.

 

나도 알아,

한국에서는 칭찬으로 키가 크구나, 코가 높구나, 머리가 작구나 할 수도 있지만

알아?

 

이탈리아에서는 코가 크고, 얼굴이 작다고 하면 욕이 될 수도 있어. 하하. 

어쨌든, 아주 친하지 않고서는 외모에 대해 언급 자체를 안하는게 좋아.

 

다른 문화지. 아무튼 외모가 뭐가 중요해. 그치?'

 

 

 

한국 텔레비젼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외모에 대해 비난하고, 웃음거리로 만든다.

 

그리고, 자신은 그 놀림감이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한국에서는(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얼굴이나 피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몸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얼굴은 타고 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몸매는 노력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옷이나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나 스타일과 매너가 

그 사람 자체와 어떻게 어울리는지 전체를 보지

 

얼굴 눈 코 입이 크거나 예쁘다고 

그 사람을 예쁜 사람이라고 말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탈리아의 미의 기준에 도달하기가 더 까다로울지도.

 

 

 

 

이탈리아에서는 사람을 처음 만나면

꼭 악수를 하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만나서 반갑다고 말한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예외란 없다.

(처음부터 뺨과 뺨을 대거나 가벼운 포옹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드물다. 북부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에서는 어색할 때나, 

나중에 따로 인사하지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소개 받았을 때 그냥 눈인사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서

꼭 눈을 마주보고 간단하게 안부를 물어야한다.

오늘 어떤지 묻거나

날씨 이야기를 해도 좋다.

정 할 말이 없다면 잠시 서로 눈을 마주치고 눈 인사라도 해야한다.

 

 

그리고, 나이는 묻지 않아야한다.

나중에 친해지고 자연스러운 자리가 생기면 괜찮지만

초면부터 다짜고짜 나이를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은 젊음에 대한 집착이 강한데

40대가 넘었다고 

아무렇지 않게 농담으로라도 늙었다고 말하면

정말이지 상대를 화나게 만들 것이다.

 

 

여기서는 60이 넘어도 청춘이다.

 

80이 넘은 사람들도 노인 대접 받기를 꺼려한다.

 

 

 

 

또, 결혼 여부나 애인 여부를 묻는 것,

그리고 부모님에 관하여 묻는 것도 처음 만나서 할 이야기는 아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굉장히 감수성이 뛰어나서

부모님이나 사람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몇년 뒤까지도

그 사람의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북부 이탈리아를 기준이다.

남부는 또 다를 것이다.

남부 사람들은 더 정이 많고, 덜 격식에 얽매이는 편이다.

 

 

 

또, 

더치패이를 편하게 생각하므로

아무리 호감이 있더라도

 

처음부터 혼자서 식사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부담을 갖을 수 있다.

 

 

 

그리고,

인사로서 악수나 뺨과 뺨을 대는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다른 사람의 몸에 어떤 식으로든 터치를 하는 것을 예의있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또, 한 가지.

한국 사람은 어색하면 이유없이 잘 웃게 되는데,

이탈리아에서는 별 다른 이유 없는 웃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어색해서 저렇게 웃구나 

라고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 사람이 이탈리아에서 오해받는 것 중의 하나가

웃음이다.

 

한국에서는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이유없이 웃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거나

자신을 비웃는 다고 생각해서 상대가 매우 기분 나빠할 것이다.

 

 

이것은 일이 잘못되어 추궁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어 경찰서에서 추궁을 당하거나

학교에서 선생님께 혼나거나

어떤 사람이 나에게 심각하게 말하고 있을 때

 

그 분위기를 만회해 보겠다고 

절대 절대

웃지 말길.

 

역효과가 클 것이다.

 

 

또, 모임에서 어색하다고 큰 소리로 웃거나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말에 혼자 웃지 말 것.

그리고,

이탈리아 말을 못 알아듣는데 대충 웃긴 얘기인 것 같아서

분위기 깨지 않을려고 그냥 막 웃지 말 것.

 

못 알아들을 때에는 당당하게 말이 끝난 후 

정중하게 다시 요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고,

그때 웃어도 상관없다.

 

 

 

한국에서는 웃음이 많다고 욕을 먹는 일은 없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이유없는 웃음은 환영받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사람과 이야기 할때는 꼭 눈을 보길 바란다.

은은한 미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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