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월요일날 정신없이 2 시간 반의 첫 수업을 듣고,

 

 

오늘 다시 찾아간 NH 호텔!

 

 

오늘은 컨퍼런스 룸이 바뀌었다.

 

저번 컨퍼런스 룸 앞에 가니, 처음 결제한 등록비를 제외한 수업료를 받고 있었다.

 

탱고 수업도 그렇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수업을 들으면 항상 처음 전약을 내라고 하지 않는다.

 

처음엔 그냥 수업을 들으라는 곳도 있고.

 

왜냐면 그 수업을 좋아할 지 싫어할 지도 모르고 돈을 먼저 다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처음엔 우리나라와 다른 시스템에 한국 토종으로 성격이 8282인 내가 적응하기가 이상했다.

 

하지만, 뭐든지 천천히 하는 나라 이탈리아는 이렇게 굴러간다.

 

 

새 컨퍼런스 룸에 들어가

 

오늘도 첫번째 줄에 앉으려고 했으나,

 

사람들이 가득해서

 

두번째 줄아 앉게 되었다.

 

 

벽쪽 맨 끝 두 자리가 비어있었다.

 

그 중 안쪽 자리 의자에는 옆자리 사람의 가방이 놓여있었다.

 

혼자 떨어져 앉아야하나 하고 코트를 벗고 있는데,

 

그 수강생이 내 마음을 읽었는지

 

자기 자리 옆 의자에서 가방을 치워준다.

 

고맙다고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오늘은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의 물이 담긴 조그마한 컵 세개를 나눠주신다.

 

뭐지?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의 혀의 감각을 테스트해 볼꺼에요.

각자 앞의 세 개의 컵에 든 물을 마셔보고 농도대로 놓아보세요.

 

 

농도?

 

맛을 보니, 설탕물이다. 어떤건 조금 달고, 어떤 건 조금 덜 달고.

 

처음엔 조금 헤깔렸다.

 

그래도 두 번 정도 마시니,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진다.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의 순서로 테이블에 두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같은 사람들고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혀 감각은 틀리지 않았다.

 

 

다행이다! 소믈리에 수업을 계속 들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옆의 다비드도 나와 같은 순서!

 

서로 마주보며 안심의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다른 소믈리에 님이 수업을 해주셨다.

 

굉장히 젊은 잔니, 잔니의 가족은 대대로 와이너리를 운영한다고 한다.

 

얼마 전엔 무농약 바이오 와인을 해보려고 포도를 심었다가

 

포도나무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벌레와 병을 보고 말았다는 잔니.

 

 

와이너리 가문의 후손답게 오늘은 포도 자체에 관한 수업을 했다.

 

 

 

좋은 와인을 결정 짓는 것은 더도 덜도 아닌 좋은 포도라는 것.

좋은 포도란 병해없이 튼튼히 자란 당도와 산도가 적합한 시기에 선별되어 수확된 포도를 말한다.

 

 

 

포도의 기원은 무려 기원전 6000년 전까지 올라간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시작된 걸로 알려져있다.

 

이탈리아로 건너 온 것은 기워넌 1000년 경.

 

 

 

포도는 위도 30-50도 사이에서 잘자라는데, 칠레나 인도의 경우 그것보다 더 더운 지방이지만

고산지대가 있어 포도를 키울 수 있다.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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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믈리에 수업을 듣냐고 묻는건

 

왜 남편이 좋냐고 묻는 것과 같다.

 

그냥 좋다.

 

와인의 코르크를 오픈했을 때의 그 작은 울림.

 

그리고, 그 유리병 안에서 조심히 흘러 나오는 시간들.

 

투명한 와인 잔에 그 시간들을 담아 바라본다.

 

그리고, 그 때의 하늘, 땅, 바람을 폐 속 깊이 담았다가 다시 풀어준다.

 

현재로 녹아드는 과거의 시간들.

 

입 안에 넣고 적당한 온도가 되었을 때

 

내 몸 속 깊이 퍼지는 그 느낌이 좋다.

 

 

 

타스뱅이 뭘까?

 

타스뱅Tastevain은 프랑스어로 테이스트 와인이라는 뜻으로

 은으로 도금되거나 은으로 만들어진 작은 접시 모양의 컵이다.

보르고뉴 지방에서 유래되었다.

깨지지 않아 와인을 어디에서나 신속하게 테스팅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나,

와인의 향을 느끼기가 힘들어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소믈리에의 상징으로만 쓰이고 있다.

컵의 안쪽엔 14개의 돌기가 있어 와인의 산화도를 검사하기 쉽게 고안되었고,

또 한 쪽 면엔 8개의 진주가 박혀있거나, 움푹 패인 부분이 있어 와인의 색깔을 잘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와인잔은 어떻게 잡아야할까?

 

어떤 와인 관련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소믈리에 행사에 가면 일본인과 한국인만 와인잔의 밑둥이나 목을 잡고 먹는다고 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와인잔의 바디를 그냥 손으로 움켜쥐고 마시는데, 한국인과 일본인만

형식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거다.

 

하지만,

수업의 첫날에 회장님은

그게 맞다고 정확하게 얘기하신다.

 

와인을 마시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아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와인의 온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와인잔은 어떻게 씼을까?

 

와인 잔을 씻을 때에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뜨거운 물로 여러번 헹군다.

나중에 세제의 향이나 찌꺼기가 미세하게나마 잔에 남아

와인의 향과 맛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소믈리에의 두 개의 하얀 접시의 용도는?

 

소믈리에는 두 개의 하얀 접시, 흰색 냅킨 천, 와인 오프너, 온도계를 가지고 있어야한다.

 

두 개의 하얀 접시 중 하나에는 와인 입구와 코르크 부분을 감싼 포장을 벗겨내 두는 용도이고,

나머지 하나는 제거한 코르크를 두는 용도이다.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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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 월 15 일.

 

 

탱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황급히 막스마라 블랙 캐시미어 코트로 갈아입고

NH호텔로 향했다.

 

다행히 작년부터 꾸준히 듣는 탱고 수업을 하는 비알레 세템브레와 NH호텔은 걸어서

10분 남짓의 거리라 8시에 끝나는 탱고 수업 후 바로

8시 반 소믈리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역시 나는 운이 좋아!

 

하쿠나마타타 주문처럼 혼잣말을 하고, 들어선 호텔 로비.

첫 수업이 열리는 컨퍼런스 룸으로 발길을 돌리니,

입구 앞에 정돈된 긴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앞에는 사진이나 티비로만 보던 정식 소믈리에 분들이 소믈리에 정장을 입고 사람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맞이 하고 있었다.

 

심각한 복장에 비해 전혀 위압적이지도 않았지만, 편안하고 우아한 느낌.

아마도 그들의 진심어린 미소와 몸에 밴 사람을 맞이하는 따듯한 태도 때문이지 않았을까.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내 차례를 기다렸다.

 

안녕하세요! Buona sera!

 

안녕하세요! Buona sera!

 

 

내 이름을 말하려고 하니,

미소를 지으며 잠시만이라는 표정을 지으시는 자연스러운 곱슬머리 백발의 로베르토 총장님!

 

다람?

 

네, 맞아요! 어떻게 맞추셨네요!

 

(미소)

 

그렇죠,(내 얼굴을 가르키며) 제가 크리스티나 엘리사처럼 생기진 않았죠?

 

 

라고 농담을 건네니

 

거기 있던 다른 소믈리에 분들도 웃으신다.

 

아마 동양인 아니, 외국인은 나 혼자인 듯.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로마나 밀라노에서 열리는 AIS 소믈리에 코스에는 한국인들도 몇 수료를 한 분들이 있다고 한다.

 

드디어 와인의 본고장 이탈리아 소믈리에 세계로 입성!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놀랐다.

취미로 듣기에 시간이나 돈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코스라 사람들이 적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안심이 되면서도 예상과는 다르다고 느꼈다.

 

 

 

 

꽤 넓은 컨퍼런스 룸 앞엔 벽을 가득 채운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고,

 

AIS 로고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호기 좋게 맨 첫 줄에 앉으려고 하였으나, 이미 사람들이 가득해

 

둘째 줄에 앉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다들 정이 많고, 누구하고나 친근하게 다가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북부 사람들은 한국 사람만큼이나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어떻게 보면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번 말을 트기 시작하면, 역시나 이탈리아인들!

 

나중엔 내가 말을 끊고 일어서야 할 정도로 수다쟁이들이 되어버린다.

 

 

두번째 줄 중앙에 자리를 잡고 양 옆을 살펴보니,

왼쪽엔 도도해 보이는 친구처럼 보이는 젊은 아가씨 둘이 자리를 잡고 조용히 수다를 떨고 있고,

 

오른쪽엔 혼자 온 젊은 청년이 고개를 노트에 파묻듯이 수업 시작 전인데도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이 수업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진 않나보구나.

 

 

어떤 사람들이 왔나 한번 레이더를 작동해 보았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많은 편이고, 30 여명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편한 복장으로

 

조금은 긴장된 조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AIS 로고를 그들만의 생각에 잠겨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엔 나도 조금 더 편한 복장으로 와야지!

 

 

사람들에게 말을 걸까하다, 왠지 이 공간이 조용하게 느껴져 그냥 나도

왠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정면의 빛나는 AIS 로고를 쳐다보기로 했다.

 

 

아 맞다. 아까 수강생 확인을 할 때, 큰 서류가방처럼 생긴 숄더백과 책을 나눠줬었지!

 

 

가방을 열어보니, 4개의 와인 시음용 잔 및 소소한 와인 액세서리들이 들어있고,

 

책은 모두 세 권인데, 와인 시음 테스트 노트와 와인 시음 책과 소믈리에 세계라는 책 이었다.

책들은 모두 하드커버에다가 두께가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다.

 

아! 이 수업은 만만하게 다가가서는 아니되겠어.

 

 

모두 이곳에 정식으로 와인을 배우러 왔구나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여성용 소믈리에 정장에 짙은 네이비색 나비 넥타이를 단아하게 맨 크리스티나씨에 의해 컨퍼런스 룸의 문이 닫히고,

 

알베르토 비서님과 스테파노 회장님이 하얀색 안경을 목에 걸치고 나타났다.

 

어께 선을 따라 잘 떨어지는 클래식한 핏의 짙은 네이비 자켓에

로마시대부터 내려온 교황의 은색 십자가 목걸이처럼 영롱한 실버 타스뱅을 목에 건

 

스테파노 회장님.

 

하지만, 표정만큼은 동네 바의 주인처럼 장난기있고 온화한 느낌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Buona sera. Ben venuti!

 

 

은행에서 평생을 일하고, 35년 전부터 지금까지 소믈리에로 활동하신다는 스테파노 회장님.

 

 

다음 이야기는 다음편에!!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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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가 있는데 안경을 쓸 정도는 아니라,

 

운전할 때 말고는 세상이란 원래 이렇게 흐릿하려니 하고 살아왔다.

 

그게 벌써 20여년이 되어간다.

 

게다가 안면인식 장애가 있어서 코 옆에 큰 점이 있다거나 콧구멍이 하트라던가

하는 명학한 특징이 없으면,

 

사람을 한두번 봐서 기억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렇게 어쩌다, 이탈리아에 흘러 왔는데

 

외국 사람들을 보니 죄다 비슷비슷해보여서 더 헤깔리는 거다.

 

 

먼 옛날 구름씨를 비행기에서 처음 만나고,

 

한 한 달 정도 후에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얼굴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아서

 

사실, 다시 만났을 때 못알아보면 어떻게하지 걱정을 했었다.

 

비행기에서 10시간이나 이야기를 했었잖아!

 

 

어느날 아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아리는

 

-야, 그건 니가 그냥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래.

 

라고 하는데, 갑자기 머리가 시원해지면서,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사람들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내 옆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왜 웃고 왜 우는지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관심을 줄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고. 또 그러면서도

외롭다고 외롭다고 생각했다.

이기적이었다.

혼자 웃고, 혼자 울면서 왜 나는 혼자일까 슬퍼했다.

 

 

 

동네의 작은 카페에 내려간다.

 

-오늘도 초콜라따 깔다 맞지?

전형적인 이탈리아 아저씨 조반니가 오늘은 혼자다. 평소같으면 북적거리는 카페이지만,

오늘은 무슨 일인지 손님이 나 뿐이다.

 

-네, 맞아요.

 

어제까지는 나라면 여기까지 말하고, 그냥 핫초코를 받아마시고 말없이 오겠지만,

오늘은 조금 용기를 냈다.

 

-우리 동네 곧 카니발 축제 하잖아요? 거기 참가하세요?

-아니, 우리는 바 열어야하니까. 알지? 그날은 진짜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술마시고 신나하고 그러잖아! 그러니까 나는 우리 와이프랑 그날 늦게까지 문 열고 일해야하는거지 뭐.

 

-그러시구나!

 

- 응, 그래서 지금 사람들이 다 그거 준비한다고 다 바쁜가봐.

 

맛있게 핫초코를 마시고, 의미는 없지만 조금은 따뜻한 말들을 아저씨와 간간히 나누고 카페를 나섰다.

 

내일은 조금 더 마음을 열어야지.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얘기도 조금 건넬거다.

 

-어제 잠을 잘 못 잤더니 조금 피곤하네요. 맛있는 초콜라따 칼다 하나 주세요!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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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8.03.18 16:49 [ ADDR : EDIT/ DEL : REPLY ]

 

사람에게 운명이란 것이 있을까?

 

나는 어떤 운명으로 이곳에 있는 것일까.

 

내가 태어난 곳에서 8968km 떨어진 지구의 반대편.

은마아파트 주민수보다 적은 사람들이 바닷가와 작고 완만한 언덕에서 거북손처럼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곳.

 

나와 다른 말을 하고,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얼굴을 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곳, 무자.

 

나는 이탈리아 무자라는 작은 마을에 산다.

 

까만 머리, 까만 눈, 오뎅과 당면을 넣은 멸치 국물로 맛을 낸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곤 나 혼자 뿐인 무자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걸까.

 

내 운명이 나를 이곳으로 불렀을까. 내가 내 운명을 이곳으로 불렀을까.

 

너무 감성적이니까, 조금 심각해지는 것 같아.

 

나만 알고싶기도 하도,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들여주고 싶기도 한 무자를

 

지금 이 글을 읽는 운명을 가진 여러분에게만 들려 드리겠습니다!

 

... 약장사 느낌이 되어버렸다.

 

자 이제 시작!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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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8.03.18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카사 이탈리아나2018. 1. 5. 16:52

 

 

 

. . .

 

 

남편이 예전엔 이런 적이 없었는데...

 

결혼한 지 5년도 넘었건만

 

사실, 우리는 아직 빵귀를 튼 적이 없습니다;;;;

 

이걸 친밀도의 척도로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원래 저는 똥귀저귀 갈아준 식구들과도 빵귀를 튼 적이 없어요.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

 

우리 가족 모두 몇 십년을 같이 살았지만,

 

한번도 서로 소리내서 빵귀를 뀐 적이 없습니다.... ^^

(그렇게 깨끗한 사람들도 아닌데,,, 그냥 좀 고요한 가족인 듯...)

 

 

그래서 트름이나 빵귀는 원래 소리 안나게 하는 건 줄 알았어요..

 

제가 대학가서 혼자 살기 전까지는요!

 

어느날은 회사에서 어떤 팀장님이랑 밥먹으면서 이야기하다가

 

저는 한번도 소리내서 빵귀나 트름 한 적이 없는데요

 

했더니

 

거짓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짠데...

 

그때부터 이게 좀 이상한 거구나 생각은 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회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빵귀를 소리내서 한번 뀌어보자! 싶더라구요.

 

그래서 빡!

 

하고 시원하게 해 봤더니, 혼자지만 나름 낯이 붉어지고 챙피하면서도 재밌더군요...

더 시원한 것 같기도하고...

 

 

어느날 본가에 내려갔는데, 그게 어느새 버릇이 되었는지,

 

엄마 앞에서 빡!

 

하고 시원하게 빵귀를 뀌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너무 놀래면서

 

읭? 실소를 하시더군요.

 

어머 너 그런 것도 할 줄 아니 하는 표정으로^^;;;

 

^^; 저도 아차 싶어서 그 후 론 다시 혼자서도 남 앞에서도 빵귀 음소거모드...

 

 

그러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남편과도 빵귀나 트름을 서로 트지 않고도 잘 지냈습니다...

 

 

한참 연애 중일 때, 남편이 독감에 걸려서

 

나름 죽을 싸들고 문병을 간 적이 있습니다.

 

자기 몰골이 말이 아니라고 오지 말라고 극구 말리는데,

 

그때 한창 무슨 독감이지? 여튼 사람이 죽어나가는 독감이 유행하던 때라

 

너무 걱정이 돼서 마스크를 쓰고 찾아갔습니다...

 

그때만해도 서로 아직 내외하던 사이...

 

 

남편은 침대에 꼬질꼬질하게 누워있더라구요.... 아무것도 못먹고.

 

 

죽을 전달하고 간단히 서로 안부를 묻던 중

 

 

남편이 갑자기 크게 재채기을 하게 되었는데,

 

 

너무 힘을 줬나...

 

에ㅊ빡!

 

하고, 너무나 명쾌하고 청명한 빵귀 소리가 둘만의 공간에 울렸습니다...

 

 

 

음...

 

 

저는 이걸 들은 척을 해야하나(재채기 소리와 동시에 겹쳐나오긴 했어요)

모른 척을 해야하나..(그러기엔 너무나 빵귀 소리가 명확하게 울려 퍼졌어요...)

 

 

그러다 어쩌다 그냥 모른척 다른데도 갔었던 것 같아요... 그런게 언 7년 전...

 

 

그 후 결혼하고, 오랜시간 잘 살았죠. 빵귀 트름 안 트고도..

 

 

 

저는 남편도 저랑 같은 고요한 집안에서 자란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며달 전

 

 

아침에 남편이 일찍 일어나 화장실에 갔고 저는 비몽사몽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화장실에서 멀리

 

뿌악!!!

 

소리가 나는 거에요..

 

 

음... ??

 

 

하다 말았는데,

 

그 후 어느 날에도

 

뿌빵악!!!

 

 

....배가 아픈가?

 

 

 

했는데, 이게 거의 화장실 들어갈때 마다 그런소리가 나더군요...

 

 

저희 집은 쪼그맣고 화장실은 그런 곳이니까요. 괜찮아요.

 

 

 

그런데,

 

 

며칠 전엔

 

 

저는 거실. 남편은 침실에서 문을 열어두고 있었는데,

 

또 선명한 빵귀소리가 났어요.

 

 

빠악!

 

 

음... 화장실이 아닌 곳에선 첨이라... 실수했나보다(하지만, 그러기엔 소리가 너무 당당하긴했어요...)

 

 

하고 모른 척 했어요..(그러기엔 집이 너무 좁은데;;;)

 

 

그리고 또 어제.

 

 

나는 침실, 남편은 거실에 있었는데.

 

빠빠빡!!!!

 

 

소리가 났어요..

마치 들으라는 듯이. 내 장은 이렇게 튼튼하다!!!

 

 

음...

 

 

여기에 반응을 했어야 했나...

 

재밌다고 웃어줬어야 했나..

 

아님,

그냥 하품 소리 들은 것처럼 그냥 있어야하나... 한 1분간 고민하다

 

리액션 타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진짜.. 빵귀 트는 게 첨이라.. 어색하네요...

 

 

 

 

아니, 저는 사실 별로 빵귀나 트름을 크게 할 생각은 없어요. 이렇게가 편합니다.

 

그런데,

 

 

구름씨가 먼 훗 날

 

 

제 앞에서 빠빠빡!

 

 

하고 했을 때

 

 

 

저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약간 고민 되는군요.^^;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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