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이탈리아 활강바람의 악뭉

이탈리아 다람 2017. 1. 1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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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from:https://it.wikipedia.org/wiki/Bora)

 

 

 

역시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언제나 존재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 살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짜증이 극에 달하기도 하고.

 

 

나는 이탈리아의 겨울이 정말 싫은데,

 

일단 우리나라같은 온돌 보일러가 없는 찬 돌바닥이기 때문이다....

 

두번 째는 창문들이 이중 샷시가 아니라 외풍이 세다.

 

이런거야 한국말고는 저런 시스템이 잘된 나라들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

그럭저럭 견디고 적응하고 그러려니 하고 살 수 있지만,

 

 

겨울에 불어오는 바람...바람..은 참을 수가 없다.

 

서울은 지금 영하 10도가 무색한 기온으로 사람들을 얼리고 있지만,

 

이탈리아는 영하인 날을 찾기가 힘들긴하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부는 활강바람(보라라고 한다)을 맞고 있노라면

 

차라리 한국의 시베리아 한파가 낫다고 생각된다. 진심.

 

 

 

 

 

바람이 시속 130km 정도 되는데, 한번 불고 마는게 아니라

 

삼한사온처럼 삼사일 내내 불다가 하루 이틀 잠잠하다가

 

다시 또 며칠간 계속 쉬지 않고 분다... 이게 겨울 내내 지속된다...환장...

 

 

 

바람을 피하기위해 나가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내가 가장 참기 힘든 건

 

바람 '소리' 이다.

 

 

처음에 이탈리아 와서 이 바람소리를 듣고,

 

정말 무슨 귀신이라도 나오는게 아닌가하고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강풍이 계속 불다보니,

 

바람이 건물 사이나 숲에 스치는 소리가 난다. 그것도 하이톤으로..

 

이건 설명하기가 좀 힘든데,

 

좁은 통로를 통과하는 바람의 소리라고 해야하나? 피리소리 비슷하게 나는데,

 

간헐적으로 고음으로 나는 거라 굉장히 신경쓰인다....

 

 

 

게다가

 

창문들이 단단한 이중 샷시들이 아니라

 

바람이 불면 덜컹덜컹거린다....

 

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삼사일 일초도 쉬지 않고 지속된다........

덜컹덜컹덜컹덜컹덜컹....계속...

 

 

창틀에 문풍지를 끼워도 창문덮개를 닫아도

 

바람이 하도 강해서 소용이 없다...

 

 

하이톤의 바람소리와 끊이지 않는 창문 덜컹거림을

몇날며칠 계에속 듣다보면 정말...

 

사람의 분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더불어

 나는 미소포니아라고

자잘한 소리들에 민감한 증상을 보이는데,

예를들어 쩝쩝거리는 소리나, 반복적인 소리, 코 훌적이는 소리들에

정상인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내가 여기와서

 

저 활강바람과 함께 살려니

 

정말 일년 동안의 스트레스를 몰아서 받는 기분이다.

 

 

당연히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귀마개를 하고 자긴하는데, 그래도 그 소음들을 제대로 막을 수가 없고,

 

 

그러니, 아침에도 깔끔하게 일어나지 못한다.

 

오후 내내 정신이 몽롱하고(물론 오후에도 계속 보라의 소음을 들어야한다...)

 

일을 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지금 두통에 수면장애에 진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해야할 판국인데

 

어차피 여기 병원가면 병원에서도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바람 휘파람 소리... 거리의 표지판, 나무 흔들거리는 소리를 들어야하는 건

마찬가지이니

 

그나마 집에 있는다.

 

 

 

이 바람이 얼마나 세냐면

길에 나가면

 

주차해 놓은 스쿠터들이 다 쓰러져서 부셔져있다.....

 

그리고, 시내에 모통이나 골목에 철봉으로 손잡이가 달려있는데,

 

처음 나는 이게 노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게 활강바람에 보행자 날라가지 말라고 설치한거라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람이 아니라

 

비가 없는 태풍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겨울에 부는 태풍이고, 이 태풍이 겨을 내내 지속되며

한번 시작하면 삼사일은 쉬지않고 진행된다..

 

이게 바로 이탈리아 북부의 ㅅㅂ스러운 보라라는 거다.

 

 

욕이 절로나오는.

 

 

 

 

북부도 특정 지역 아드리아해 근처가 심하다.

(슬로베이나 크로아티아 해안

북동부 이탈리아는 절대 겨울여행하지 마세요)

 

 

심지어 노인들은

예전 보라가 더 강했다며

그 보라를 그리워한다.....ㅡ.ㅡ 이해 불가.

 

 

예전 보라는 차도 뒤집어 엎었다고 한다.

 

 

게다가 여기 보라 박물관도 있다.. ㅁㅊ.....

 

 

 

여기 사람들은 이게 익숙해서 잠도 잘자고

별 짜증도 불만도 없다.

 

계속 이런 겨울 태풍을 맞고 살았다면

자구책 예를들면

적합한 샷시라든가, 문풍지라던가, 귀마개라던가...

스쿠터쓰러짐 방지라든가... 등등

을 개발할 법도 한데

 

 

이 게으른 로컬피플들은 그냥 이러고 산다..

게다가 즐기는 것 같기도하다 ㅡ.ㅡ

 

 

 

 

봄,여름,가을

정말 예쁘고 아름답지만,

그 모든 감정을 상쇄시켜버리기에 충분한 활강바람.....

 

 

이틀째 잠을 못 잔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

 

 

하....

 

 

이곳은 나같은 미소포니아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우리 거실과 안방을 소음 측정기로 데시벨 확인해보고 싶은 밤이다...

 

 

 

 

오늘밤도 제대로 자긴 글렀구나..

 

 

 

(아래 링크 클릭!)

https://story.kakao.com/daraminitaly

 

 

 

 

 

 

 

 

 

 

한국 향수병에 걸린 구름씨에게 하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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