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한국인에게는 개그, 양인에게는 충격공포 상황

이탈리아 다람 2016. 6. 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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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서 적는 썰.

 

 

 

 

 

멀지 않는 몇 년 전에,

어느 지방 도시 돼지갈비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그때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한창 국제 레이싱 경기가 있어서

 

식당에 갔더니,

 

관련 행사 이탈리아 스텝 대여섯이 뚤레뚤레

 

호기심 찬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한국 돼지갈비를 먹고 있었다.

 

 

 

식당은 그 지역에서 꽤 유명한 식당 같았는데,

 

식사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좀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우연찮게 그들을 마주보는 자리였어서 생각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우리 옆자리 그러니까

 

그들 맞은편 자리의 한 모자母子가 식사를 마치고

 

서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묵찌빠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았는데,

하도 낄낄거려서 좀 시끄러워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정도.

 

 

 

그러려니 하고 나도 밥을 먹고 있는데,

 

 

 

그 이탈리아 사람들이 일제히 수근수근 대더니 내 옆 테이블의 모자를

쳐다보는 거다.

 

 

 

 

뭐지 하고 봤더니

 

 

 

둘이 묵찌빠 벌칙으로

 

 

숟가락으로 서로의 이마를 때리고 있었다.

 

그것도 방금 된장찌개 퍼먹던 숟가락으로....

 

 

 

 

딱딱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리면서

 

두 사람은 낄낄대고 재밌다는 듯이 계속

 

숟가락으로 서로의 이마가 빨개질 때까지 때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그 와중에 식당 티비에서는 일박이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벌칙을 주는 장면이 나왔던 것 같고)

 

 

 

 

 

......

 

 

 

저렇게 사이좋은 모자라고 부러워해야할지

 

밥 먹던 숟가락으로 서로의 이마를 웃으며 때리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지금이 21세기가 맞는지...

 

 

게다가 엄마가 아이를 딱딱 소리나게 (물론 아이도 엄마를) 때리는 저 장면이 내 눈에만 이상한건지...

 

 

그렇게 공공 식당에서 깔깔 낄낄거리는데,

 

 

뭐.. 서로 좋다는데

그냥 좋게좋게

 

좋게만 바라봐야하는 건지...

 

 

 

 

순간 굉장한 혼란을 느꼈다.

 

 

 

 

 

한국에서도 저런 상황이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있다.

 

그렇다고 아주 이상한 상황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이탈리아 사람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에 사는 사람으로

 

 

그 사이좋은 한국 모자를

반은 이탈리아 사람 눈으로

반은 한국 사람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엄마와 아들이 아무런 저의 없이

그저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한국 사람인 나는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사람 중에도 저런 행동에 혐오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안다)

 

 

 

 

......

 

사용하던 식기로 얼굴을 때린다는

위생상이나 매너상  문제 둘째치고도,

 

 

 

이탈리아에서 살며 나는 한번도 밖에서 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꿀밤이나 엉덩이를 손으로 때리는 사람도 없다.

때리려는 시늉을 하는 사람도 못봤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스킨십도 많고 서로 막 터치 할 것 같지만,

(물론 이것도 친한 사람들끼리나 그러지, 안 친한 사람들끼리는 옷깃도 스치려고 하지 않음-남부 북부 차이있음)

터치와 폭행다른 거니까.

 

 

 

 

 

한국은 사소한 폭행을 '장난'이라는 말로 덮어버리기 일쑤이고

게다가

가족끼리의 어떠한 수위가 넘는 행위이라도 부'정'/모'정' 이라는 말로 덮어버리기 일쑤이기때문에

 

 

이것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사람이라느니

깐깐한 사람이라느니

라며

 

되려 비난 받기 쉽다.

 

 

 

 

 

 

한국을 찾아온 그 양인들은

낯선 한국의 식당에서 한국음식을 먹으며

그 사이좋던 한국 모자를 보며

 

무슨 말을 나누었을까.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들은 한국에서의 어떤 추억을 되뇌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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