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7월 중순 알프스 산맥에 다녀왔다.
응? 응! 알프스 산!!
이건 뭐...하이디에서나 보던 알프스 산에
마치...북한산 가는 것처럼 등산을 갔다.
그렇지... 여기는 이탈리아. 당연한 얘기.
근데 사실, 산을 그다지, 아니 등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등산에 무지한지라
알프스도 별거 있겠어 그냥 설악산 정도나 될까? 생각했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한 법.
아디다스 조깅화에...후드티 하나 걸치고 반바지 입고 나섰다가
주위의 만류로,,,, 그래도 바지는 긴바지를 입는게 낫지않겠니
하여. 바지만 긴바지로 갈아입고 치몰리아나로 출발.
여름이라 날이 일찍 밝아지니 6시쯤 출발하여 7시 좀 못되어 치몰리아나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그 아침에도 관리인이 있고.
이탈리아 돌로미티 자연 공원 임에도 불구하고
6유로라는 비싼 주차요금을 지불 후
산 속으로 차를 몰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역시 북부 이탈리아에 사니,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와 접경하여 알프스까지 걸쳐 있어 이렇게 등산도 갈 수 있고!
돌아오며 보니 다음 준가? 프리울리 산축제라는 것도 하던데.
아무튼.
이미 등산하기 전
산의 입구부터...이렇게 아름다우면 어쩌자는 건지!?
돌로미티란 독일어로 하얀돌?석회암?을 뜻한다고 하던데.
역시나..모든 돌은 하얀색이고
흐르는 물은 에메랄드빛.
하얀 안개에
푸르른 침엽수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벌레도 없다 'ㅅ'
길 끝에 위치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치몰리아나 자연공원 안으로 일단 들어오면 길은 하나지만, 여러 주차장이 있어 세우고 싶은 곳에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주차장 자체가 이미 이렇게 높은 곳에 위치한다.
이러다가....등산해서 산 정상에 가면 고산병에 걸리지 않을까 무섭기까지..
산소가 부족해...;;;;;;
내가,....오늘 오를 곳은....바로.....저 곳....
안개로 가려져....꼭대기 조차 안 보이고 ㅜㅠ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 빼도박도 못하고 그냥 올라가는 우리...
일단 간단히 먹을 것 마실 것을 파는 산장에서 지도를 확인했다.
치몰리아나 Cimoliana 해발2548m
생각해보면
이탈리아 산악용품? 레져용품?이 유명한 이유가 있다.
산이 이러니...
내가 오른 이 등산길은 초보자 코스라고 한다...
이게 초보자 코스면...;;;북한산은 어린이 코스인가...?
그래서 가는 길에 개도 보이고,
반바지에 운동화 신은 청년도 보이고 애도 보이고
할어니 할아버지도 보이고...했나보다.....ㅡㅜ
내가 생각하는 등산의 개념과 이들이 생각하는 등산은 다른 것만 같았다.
이건 거의 등반의 개념...ㅡㅜ
그러고보면,
청계산 갈 때 이미 온갖 최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가는 아저씨들이 여기 간다면,
도대체 뭘 입어야할까 궁금하다.
아마, 우주복을 입고 가실 듯...
아무튼
귀찮은거 싫어하는 이태리 애들도 나름 무장을 하고 오른다. 폴대 같은 것도 짚고..
간혹 나처럼. 그냥 운동화에 반바지 입은 사람들도 보이긴하지만,,
나처럼 모르고 그렇게 온 게 아니라, 익숙해서 간편하게 하고 온 것으로 간주되지만.
주인 따라온 개도 보이고.
개 하니까 하는 말인데...
사실..두발로 등산했다기 보다
산 중반 후부터는 네 발 등산의 신공을 발휘했다 ;;;
경사가..두 발로 걸을 경사가 아니었다...;;; 나한텐.
(주변 사람들은 다 두 발로 걸음...)
이럴 줄 알았으면 빨간 면장갑이라도 준비했어야했다...;;;
산의 경사도 경사지만. 바닥이 전부 돌인지라 잘못하면 저 돌무더기를 온몸으로 백만번 회전해서
0.1초만에 입구까지 도착할 기세.
산 정상을 얼마 남겨두고
세상에....이젠 더이상 못가겠다. 20분만 더 가면 정상이라는데
이건 이제 체면이고 뭐고, 다리가 후달리고 네발로 미친 듯이 바둥거리고 있는 나.
무서워서 눈물까지 날려고 하는데........
옆으로 7세가량의 소년이 반바지입고 아빠랑 신나게 오르고 있네...
등산 신동인가... 내가 겁쟁이 인가..ㅡㅜ
느낌상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각도가 정말 70도는 넘는 것같았다. 게다가 정상으로 갈수록 더 가파라지고...
여기저기 돌굴러가는 소리가 공포감을 더해줌.
산은 정말 아름답지만, 등산 초초보인 나에게는 정말 무리였다.
다음엔 폴대라도 두 개 사들고 찍으면서 올라가야지..손바닥 다 까질것 같고 ㅜㅠ
내려가는 건 더 후달린다....
거의 엉덩이로 돌썰매 타면서 내려왔다는;;;
아....
진짜....만신창이...ㅜㅠ
근데.
정말...풍광이 상당히. 아름다워.....그럼에도 정말 다시 오고 싶다.
이건...한국이나 이탈리아나 산엔 어디든 있는 거?
밥로스아저씨가 그릴법한 풍경이다... 리콜라 상자에서 본것 같기도 하고....
오는 길엔 길에서 방목된 소들을 만났다..정말 길에 야생으로 돌아다닌다.
역시...사람이 다른 것처럼, 이태리 소들은 한우하고는 다르게 생겼군...
귀여운데...근데....길을 막고....비켜주질 않으신다 ㅜㅠ
소들이 사는 집을 말가라고 부른다.
산에 있는 농장...
말가가 여기 있으니 무카들이 주변에 저렇게 많은 것이었다.
말가에서는 홈메이드 치즈로 만든 음식들을 판다.
소고기 요리도 팔고(ㅜㅠ)
옛날 농부들이 먹었다는 영양가 많은 느끼한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맛은 있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
갑자기.....
청계산 비빔국수하고... 북한산 막걸리에 파전이 그리웠다.
왠지...하이디가 나올것 같기도...
아닌가...네로야...우유배달가야지.....인가...
도착해서는 날씨가 쨍하더니....오후가 되려고 하니 많이 흐려졌다.
다음번엔 제대로 다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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