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가 사는 작은 이탈리아 마을

신안 교사 윤간 사건 vs 경북 상주 농약 살인

이탈리아 다람 2016. 6. 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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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교사 윤간 사건

 

 

이 사건을 처음 뉴스에서 접했을 때,

예상했던 반응들이 거의 그대로 sns상에 보이는 것 같다.

 

저번에 여기에 썼나? 우리나라 시골에 대해.

 

우리나라 시골이란 게 검정고무신에 나오는 것처럼

맘씨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막 퍼주고, 다 손주처럼 생각해주시고

 

순박하고 맑은 아저씨 아줌마분들이 복작복작 재미나게 사는

산좋고 물좋은 동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실은 아니다.

 

 

시골에 살아 본 적은 없지만, 광역시 이하 준시골에 잠깐 있어보니,

정말 이 곳은 모든 것이 마피아 조직처럼 얼기설기 사람들이 엮여 있어서

 

 

그 조직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멀쩡한 사람이라도 한 사람 병신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고,

있던 일도 없게 만들고, 없던 일도 있게 만들 수 있는 살벌한 곳이었다.

 

 

신안에 비하면 큰 도시에 속하는 그런 곳도 이렇게 썩을대로 썩었는데,

더 깊은 시골은 어떨까.

 

 

여기서,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 하나가

'신안'이기때문에 그런 사건이 일어났다고 무작정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신안에서 나는 먹거리를 안사고 신안은 여행가지 않는다고요?? ㅎㅎ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정녕 이 나라에서 오직 신안이라는 특정 지역의 시골만이 그럴것 같냐?

그렇게 자위하고 싶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코딱지만한 나라는

좌우상하 지역에따라 그렇게 사람 수준 차이가 나지 않다는 사실.

(게다가 이탈리아 등 처럼 다른 인종이 대대적으로 섞인 적도 없는 나란데 뭐)

 

 

경상도건, 충청도건, 경기도건, 강원도건

저런 면 단위 시골에서는

공무원이며 경찰이며 선생이며

가족도 아닌것이 친구도 아닌 것이 하나의 공동체처럼

물리고 물려 움직이는 것이다.

 

그들 중 분위기(자기들 입맛에 맞게)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마치 학교의 일진과 같은)

 

그 분위기에 따르지 않거나 반기를 드는 사람은

그 동네에서 발 붙이고 살지 못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저번에 경북 상주의 농약 할머니 살인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대도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그들만의 '정'이 있고,

그들의 정을 거부할 시에는 얼굴 싹 바꾸고 무슨 짓이라도 저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

 

 

나도 다음에 해먹을거기 때문에

이번에 저 양반이 한 짓을 눈감아 줘야하는 분위기.

내가 저번에 한 짓을 덮어줬기 때문에

이번엔 내가 저 양반이 한 짓을 덮어줘야하는 분위기.

그러면서 꼭 하는 말

'한국 사람 정이 있지~'

 

 

한국의 시골이란
한솥밥 먹이며 기르던 백구를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서
웃으며 동네 잔치를 하는 곳.


경찰도 선생도 공무원도 단지 나의 '이웃 사촌'일 뿐 어떠한 공권력도 기대할 수 없는 곳

 

 

지인이 군의관 시절에 충청도 시골 보건소에서 지냈는데,

하는 말이

 

'시골 사람들 인정 많고 순진할 것 같지?

내가 학을 뗏다. 그 할망구들 얼마나 사악한 줄 아냐?

치료 다 해주고 나면,

돈도 안 내고 토끼는 노인들도 있고,

천원 짜리 몇장 던지고 되려 화내고 가버리는 사람도 많다.

진짜 시골 노인들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도시 사람들이 시골 장터가서

그거 시금치 한 단에 얼마한다고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있는 할머니들한테 500월 1000원

'재미'로 깎는다고 흥정하는 거 보는 것도 역겨운데,

 

그렇다고, 또 그 노인들도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순진하게 그냥마냥 속아주는 사람들도 아니긴 하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한국은 '정'때문에 망할거다.

 

정이고 지랄이고,

의견 조합해서 제대로 된 공공의 규범을 만들고

그 규범은 타협불가한 절대적인 것으로

지키지 않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치욕을 받고 매장되는 분위기가 이뤄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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