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에 다녀오면서
음식을 좀 가져왔다.
평소같으면 하지 않을 짓인데(짐 무겁게 가지고 다니는 거 정말 싫어함)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우리 짐 가방 3개에 가득채워 먹을 것을 싸왔다.
(한국 가기 전에 남편 지인의 초대를 받았는데,
정말 미슐랭 식당 못지 않은 엄청난 이탈리아식 정찬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분들과 다음엔 우리집에서 한국 음식을 먹어보자고 이렇게 책임지지도 못할 말을 해버려서...
결국 이렇게 허겁지겁 짐을 싸오게되었다....)
레토르트 식품, 3분요리, 라면, 김, 소스류가 전부이긴 하지만,
또, 가져와서 차곡차곡 냉장고랑 다용도실에 넣어놓으니 기분이 뿌듯하고...
아, 그리고
친한 일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항상 텃밭 채소를 몇 번이나 주길래
한국 가기 전에 뭐 부탁할 거 있냐고 했더니
냉면(내가 냉면을 정말 좋아해서 그 친구한테 여러번 말했기 때문에)
을 먹어보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냉장식품으로 된 냉면도 가져오고...
이래저래 이것저것 싸왔다.
그래서,
드디어 며칠 전 그 일본 친구와 같이 알고지내는 중국 친구 한 명을 초대해서
우리 집에서 셋이서 점심으로 한식 파티를 했다.
에피타이져로 김밥류를 해볼까 했는데, 너무 손이 많이 가서 하지 않았다...
일본 친구가 일본식 무절임?(이름은 까먹음)과 그리스식 샐러드 같은 것을 가져와서 상그리아에 조금 먹고,
메뉴로는
오징어가 들어간 해물 파전, 물냉면, 고추장 돼지고기 구이를 했다.
이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저녁 때 남편이랑 여기서 차로 3시간 걸리는 호수에 가기로 해서,
디저트나 여러가지를 많이 준비하지는 못했다.
디저트는 그냥 멜론과 수박 그리고 매실주를 조금 냈다.
아시아 친구들은 한국 음식을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한다.
이 친구들도
내가 음식 준비를 많이 한다고 했는데도 다 먹고 갔다^^
특히 물냉면은 우리 셋 다 국물까지 다 비웠다 ^^
아시아 친구들의 입맛과 이탈리아 친구들의 입맛은 정말 확연하게 다른데,
그 중 파전이나 불고기는 양쪽 입맛에 다 잘 맛는 것 같다.
하지만,
냉면이나, 차가운 음식류는 이탈리아 친구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얼마 전엔
냉모밀를 시댁 식구들에게 시도해보았지만,
결과는 참패 ㅜㅠ
예상 외로 매울 것 같은 떡볶이는 잘 먹길래, 냉모밀도 시도해보았는데 ㅡㅜ
냉모밀
일단, 차가운 면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또, 그 메밀 냄새도 낯설어하고,
특히 찬 국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찬 국물에 둥둥 떠다니는 김도 별로...
시어머니는 정말 정말 미안하다며 남겨도 되냐고 ㅡㅜ
먹어보려고 했는데 본이 입맛에 도저히 안 맞다고ㅜㅠ
시누이는 이미 국물에 떠다니는 김을 보고(김을 싫어함)
아... 아무래도 김은 입맛에 맞지 않고, 찬 국믈도 좀 그렇다고
그냥 면만 먹었다 ㅜㅠ
시누이의 남편(먹성 좋은)만 홀로
나와 두 릇을 비웠다.
시아버지는 운 좋게도(?) 그 날 속이 안 좋으셔서 이 형벌을 피할 수 있었다.
어쨌든
아시아 친구들은 한국 음식은 거의 무조건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
사실,
중국이나 대만 친구들이 식사 초대를 해서 가면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들이 많아서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많이 남겼다 ㅡㅜ 친구야 미안...
하지만,
일본 친구가 준비해 준 음식은 항상 다 싹싹 비우고 왔던 기억이.
김치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일단 아시안 친구들은 무조건 좋아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냄새도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거의 반반이라
김치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겠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며 나는 가끔 이렇게
' 아 , 오늘 좋다 ' 라는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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