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알게 된 일본 친구들이 몇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나를 잘 돌봐(?)주는 오래된 친구가 있다.
서로 나이를 묻지 않아서(관심도 별로 없고)
몇 년 동안 나이도 모른 채 지내다가
얼마 전에 나보다 몇 살 많은 언니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여기서는 언니라는 호칭이나 존대말이 없어서
그냥
달라질 건 없다^^
그 친구는 작은 텃밭을 임대해서 가꾸는데,
가끔 일본콩 등을 맛보라고 삶아서 주곤 했었다.
올해는 저번보다 많은 종류의 채소를 키우는가 보다.
이번에도 만나니 이렇게 많은 유기농 채소를 준다^^
파, 상추, 박하(박하를 넣은 모히또를 즐겨 마시는 걸 알고^^)
오이, 무, 콜라비, 빨간무(갑자기 동숲 생각난다 ㅜㅠ)에
토실토실한 호박까지 선물로 주었다.
이 날은
클서방이 출장가고 일본 친구의 남편도 마침 출장을 가서
친구집에
수박이니, 바카디니, 밥이니 등등 집에 있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대충 싸가서
늦게까지 수다를 떨고 놀았다. ㅎㅎ
-오늘 뭐해? 이따 스프리츠나 한잔?
-스프리츠? 오늘 일 끝나고 텃밭에 잡초 뽑으러 가야해서 좀 늦어질 것 같은데,
우리집에 올래? 저녁 같이 먹게.
-알았어.
-집에 반찬 밖에 없어. 밥 해 놓은 것 있으면 밥만 가져와~
미리 약속 잡은 게 아니라
친구도 그냥 자기 먹던 반찬을 올린 식탁에
내 밥만 한 그릇 더 올려서 즐겁게 저녁을 먹었다.
친구도 일을 하고,
나도 요즘은 일때문에 조금 바빠
자주 못 만나고 있지만,
타지에서 이렇게 가볍게 수다를 떨며 저녁을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더운 여름 텃밭에 가서
잡초를 뽑고 벌레를 잡아 키운 채소들을
손수 뽑아 손질해서
나에게 선물한 걸 생각하니
또 감사하다.
이 친구에게 이런 유기농 채소 셋트 선물을 한두번 받은 것도 아닌데...
뭔가 보답을 해야할 것 같은데...음...
아,
친구는 김치를 정말 좋아하는데,
나보고 같이 김치를 담그자고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나도 김치를 먹을 줄만 알고 담글 줄은 몰라서 ㅜㅠ
아무래도 인터넷이라도 레시피를 뒤져서
물김치라도 한번 같이 만드는
김치 쿠킹 클래스를 친구를 위해 열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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