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구름씨 이야기 31

구름씨의 이탈리아 여름 보양식

요즘 이탈리아도 날씨가 더워서 입맛이 없습니다... 저는 마른 체질이라 이런 계절엔 더 말라서 참... 가난해 보이는 몰골로 변한답니다. 이런 저를 보고 구름씨는 매일 뭐 좀 먹으라고 하는데, 이럴 때면 엄마가 해주면 오이 냉국도 생각나고.. 방배동 함흥냉면도 생각나고 하네요.. 요즘엔 한식 재료 구하기도 쉽지만, 혼자 먹으려고 그 정성을 해서 차려먹기가 힘들어요 ㅜㅠ(게으른거죠ㅡㅜ..) 구름씨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해도 해산물 자체를 안먹었다고 합니다. 비린내가 싫었다고해요. 지금도 생긴 것과 다르게 코가 민감해서 조금이라도 역겨운 냄새는 바로바로 알아차리는 까탈스러운 남자;;;; 지금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날 생선, 회 산낙지도 잘먹고, 갈치구이를 좋아합니다. 회덮밥과 조개구이는 없어서 못먹죠. 이..

구름씨의 애타는 신호를 받아주소서...

구름씨 일화 하나. 슬로베니아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종종 해산물이 먹고 싶을 때 저녁을 먹으러 간다. 그 중 우리가 좋아하는 작은 해변 도시가 있는데, 요즘 들어 한국에 슬로베니아 여행이 많이 알려져서인지 한국 관광객을 꽤 많이 마주친다. 다행히도 단체 관광객들은 아니고 (단체 관광객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저번 블레드 호수에 갔을 때 아줌마 아저씨 단체 관광객들때문에 슬픈 사연이 있어서...)http://italiankoreantranslate.tistory.com/529 가족이나 연인 단위가 많이 보인다. 구름씨은 귀신같이 한국 관광객들을 찾아내는데, (반가운 척 하고 싶어서--;;; ) 찾으면 또 적극적으로 말도 못걸면서... 괜히 한국 관광객들 옆에 바짝 서서는 뜬금없이 나한테 한국말을 하기 시..

이리하여 구름씨의 이번 휴가 목적지는?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이탈리아 사람들은 5월부터 이번 휴가 어디갈거니? 가 인사입니다. 8월까지 주구장장 휴가 이야기가 끝이 안납니다. 그만큼 여름 휴가가 중요하죠. 우린 너무 덥고 피곤하면, 휴가 기간동안 집에서 여가활동하고 쉬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거의 무조건 100% 휴가를 갑니다. 그리고, 대부분 바다로 갑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해변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저번에 휴가 계획을 늦게 세우는 바람에 그렇게 좋지도 않은 곳을 값만 비싸게 다녀온 아픈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좀 한국스타일로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6월부터 어디갈까 어디갈까... 했죠. 저는 작년 올해 길게 비행기를 탄 적이 많아서 이번 휴가는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나 비행기를 타더라도 스페인이나 그리스 같은 가까..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그의 차에서 발견된 이것!!

구름씨의 차 뒤에 뭐가 있길래 봤더니, 야구모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SEOUL KOREA 88 OLYMPIC" 가 오륜기와 함께 적혀져 있더군요. 88 서울 올림픽 기념 야구모자였어요. 저번에 한국에 있을 때 산 것 같은데, 보통 모자를 쓰지 않는 구름씨가 기념품? 장식용으로 산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도 외국에 나가면 현지인들은 절대 사지 않을만한 것들을 많이 사오곤하죠^^ 구름씨는 한국에서 가져온 쇼핑백도 버리지 말라고 하니까요. 게다가 구름씨의 여동생에게 과자를 선물한 적이 있는데, 상자가 예쁘다고, 상자를 집에 전시해놨더라구요^^ 요즘 한국에서 온 컨테이너 짐 정리로 한층 더 향수병(이탈리아 사람이 한국에--;;)에 걸린 구름씨... 이 병의 치료법을 아시나요 ㅜㅠ 구름씨는 아직도..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워터폴로 공에 새겨진 안녕하새오

요즘 닥터 하우스에 푹 빠져있는 구름씨. 저번 일요일에 집 앞 해변에 놀러 갔는데, 바다에 수영하러 갔다오더니 강아지도 아니고,,, 이런 걸 물어 왔다. 워터폴로 공인것 같은데, 주인 없이 버려진 공을 가져와서 -닥터 하우스가 자기 사무실에서 화나면 던지는 공 같이 생기지 않았어? 라고 천진하게 좋아하더니, 결국 집까지 가져왔다. 다음 날 보니 어느새 "안녕하새요.." 라고 공에 볼펜으로 또박또박 적어 놓았다. 역시. 구름씨... 한국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오늘 점심 때는 공에 바람 넣는 펌프랑 주입구? 같은 걸 사와서 공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더니 기분이 좋아져서는 깨끗하게 공을 씻어서 닥터 하우스처럼 책상에 둘거라며 회사로 돌아갔다.. 한국 향수병에 걸린 이탈리안 구름씨에게 저 버려진 워터..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그의 깜짝선물!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오늘 아침 사무실에 간(이탈리아사람인데 왜 한국사람처럼 일하는지 모르겠네요...) 구름씨가 잠깐 집에 들렸다가 다시 외출했습니다. 저는 주방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좀 있다가 침대에 가보니 침대 위에 이런게 놓여 있었습니다 '선물' 이라고 써진 포스트 잇과 함께. ㅍㅍㅎㅎ 지금 한창 프랑스에서 유로컵2016 하는데, 공식 티셔츠를 어디서 하나 가져와서 나름 서프라이즈로 침대에 몰래 두고 간 것 같습니다.... 요즘 티격태격이 많았는데, 나름 애교를 부리는 건가 싶고...;;;;; 어쨌든 보고 피식하고 말았는데, 좀 있다가 전화가 와서 -선물 못봤어? -봤어. -근데, 왜 아무말이 없어? -아, 할려고 했던 찰나야.(나 엄첨 무뚝뚝함) -뭐야..투덜투덜투덜... 가끔 이..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옷하니까 생각나는

(홍대에서 대한민국 모자사고 좋아서 골방같은 술집에서 술마시다 기분좋아서 모자 뒤집어쓴 구름씨..) (옷하니까 지금의 구름씨와 연애할 때 생각에 몇 자 적어본다.) 구름씨는 깐에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옷을 잘 입는 편이다(네..제 눈에 안경이고요) (하지만 이탈리아 와서 보니, 여기도 옷 못입는 사람 널리고 널렸다. 다만 한국보다 비율이 낮을 뿐이지) 연애초기 포장도 안 뜯은 새셔츠들이 수트 케이스 안에 여럿 있어서 뭐지...하고 생각만 했는데,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니, 저번에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에 무심결에 셔츠가 잘 어울린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 이번에 한국에 올때 셔츠를 잔뜩 사온 모양이었다. 데이트 할 마다 사온 셔츠들을 주섬주섬 뜯어 입고 나왔을 걸 생각하니 혼자 웃음이 났다. 지금도 출근하기 전..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안부 묻기

바깥냥반이 사슴 눈을 하고는 'Come stai?'(하아유?랑 같은 뜻으로 우리말로 하면 잘지내? 정도?) 라고 묻는다. 매일 같이 지내고 아침 저녁 같이 먹고 자고 하는 사이인데도 가끔 뜬금없이 저런 인사로 내 안부를 묻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믿는 시크하다 못해 심히 고요하고 무뚝뚝한 가족 틈에서 자란 나에게 저런 질문은 너무나 생경하게 다가와서 처음엔 뭐라고 대답할 지 몰라 당황했다(파인땡큐앤듀??) 반려묘가 어디 불편한데는 없는지 구석구석 살피는 집사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나에게 진심으로 내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어떤 기분인지 물어봐주고 관심 가져주는 집사가 있어서 좋다. 로그인이 필요없는 공감 클릭! ↓↓↓↓↓↓↓↓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한국어 실수.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우리도 다른 언어를 배우다보면 유독 헤깔리거나 잘 안외워지는 단어가 있어요. 이탈리아어 중에는... ubriaco 가 술취한 이라는 뜻인데 이게 그렇게 안 외워졌었어요. 영어는 학교 다닐 때 치킨 키친 이 헤깔렸었죠^^ 구름씨와 저는 어느날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저희 본가에 들른 적이 있었죠. 아빠가 구름씨에게 -오늘 뭐 먹었는가? 라고 물으니 구름씨 왈 -오늘 선생 먹었어요. 선생이 아주 맛있었어요. -선생을 먹었다고? 자네 도대체 오늘 뭘 먹고 온겐가... 라고 아빠가 당황하시던 기억이^^ 이거 말고 구름씨가 또 헤깔리는 단어는 두더쥐 랍니다. 도돼지 더두쥐 라고 자꾸 헤깔려하죠. 대신, 단번에 외우고, 절대 잊지 않는 단어가 있어요. 바로바로 세탁기 와 물리치료 입니다!! 이유는 저도 구..

이탈리아 구름씨 이야기] 그의 한국어학습법?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이탈리아 구름씨는 한국어 책을 사서 혼자 한글 자음 모음을 공부했다. 나를 만나기도 전부터. 단 며칠만에 혼자 한글 자음 모음을 이해하고나니 모든 한글을 읽을 수(읽을 수만!) 있게 되었고,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을 읽는 것 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자음 모음만 외우면 되니까. 하지만, 문법으로 들어가서 한국어의 다양한 어미 변화와 엄청난 불규칙들 여러 단계의 높임법 등을 알게 되면서 포기하기 일수 T.T) 그 후 자신감이 상승해서 한국어 공부에 전념하게 되고, 그 당시에는 한국어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학원이나 시설도 없어서 일을 마친 후 영어 유치원이 끝난 시간에 유치원 원장님에게 수업을 들었다^^ 물론, 원장 아저씨(당시 기러기셨다)께서 현장 수업을 너무 좋아하셨던 것인지 매번 현장 수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