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이탈리아나'에 해당되는 글 102건

  1. 2015.12.04 n
  2. 2015.12.04 왜//
  3. 2015.12.03 1.5 너의 순수함이 참 좋았다
  4. 2015.12.03 1.2 외자 이름의 저주
  5. 2015.12.01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6. 2015.11.30 0.5
  7. 2015.11.29 0. 후회
  8. 2015.07.30 생각.
  9. 2015.07.16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다람
  10. 2015.06.27 ㅠㅠ 하.. [다람]
카사 이탈리아나2015.12.04 15:29

n









스벅에 앉아서 사과노트북 두드리면서 넬넬 가방 하나 끼고..


니들이 패션을 알고 그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밥은 먹고 다니니?


차라리 그 돈 있으면, 여행이라도 가든지, 맛있는 거라도 사먹던지...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계  (0) 2015.12.04
1.6 나쁜 사람 착한 사람  (0) 2015.12.04
n  (0) 2015.12.04
왜//  (0) 2015.12.04
1.5 너의 순수함이 참 좋았다  (0) 2015.12.03
1.2 외자 이름의 저주  (0) 2015.12.03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12.04 15:29














멍청한 애들은 용기가 넘치는 걸까...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 나쁜 사람 착한 사람  (0) 2015.12.04
n  (0) 2015.12.04
왜//  (0) 2015.12.04
1.5 너의 순수함이 참 좋았다  (0) 2015.12.03
1.2 외자 이름의 저주  (0) 2015.12.03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0) 2015.12.01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12.03 16:37











의  순 수 함 이  참  좋 . 았 . 다 .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n  (0) 2015.12.04
왜//  (0) 2015.12.04
1.5 너의 순수함이 참 좋았다  (0) 2015.12.03
1.2 외자 이름의 저주  (0) 2015.12.03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0) 2015.12.01
0.5  (0) 2015.11.30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12.03 16:36

저는 외자 이름의 저주에 걸린 불우한 소생입니다.

소생의 부모는 평범하고 무던한 삶을 사시는 분들이셨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어요.

더할나위 없이 보통의 직업을 가지고, 보통의 집에서, 보통의 옷을 입고 다니는 부모님이셨지만,

그 분들은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있던 신박한 독창성과 창의력을 제 이름에 한껏 쏟아부으셨어요.

제 이름은 외자 입니다.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덩그런 외자인 이름을 지울 수 없는 반점처럼 가지고 태어난거죠.

어릴적 어른들이 이름을 물어보곤

 '넌 이름이 외자냐, 외자는 외롭다더라. 껄껄.'

하며 외자 이름의 저주를 알려주시던 모습이 눈에 아직도 선하네요.

 

그때만해도 저는 외로움이 뭔지 알 길이 없었죠. 외로움이란 소주처럼 어른들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줄 알았어요.

 어릴 적에는 친구들도 많았죠. 그때까지만해도 나쁘지는 않았어요.

여기저기 친구집을 돌아다니고, 숨바꼭질을 하고 놀이터에 가고, 무리지어 자전거를 타고 놀았죠.

그런데 왜인지 집에 오면 고양이처럼 혼자 큰 종이상자에 들어가거나, 소파 모퉁이 구석에 들어가 있곤 했었어요.

 

 사실 저는 고양이처럼 매력적이고 독립적인 성격도 아닌데 말이죠.

 더 이상한 사실은 지금은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병원 CT 촬영기에만 들어가도 호흡이 곤란할 정도랍니다.

 

 아, 글이 딴데로 빠졌네요. 여러분은 이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한 작명가는 이렇게 말했어요.

 

'소리에는 공명이 있다. 그 공명은 파장을 갖고, 파장은 에너지를 갖는다.'

그럴싸한 말이지 않아요? 하루에도 얼마나 본인의 이름이 불리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출석을 부를 때도, 식당을 예약할 때도, 간호사 언니가 호명할 때도, 친구들이 부를 때도,

엄마가 화낼 때도, 아빠가 부를 때도, 당첨자를 부를 때도, 그래요 택배를 받을 때도 이름이 수도 없이 불린답니다.

사랑을 고백 받을 때도요.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망설이거나 히죽하고 웃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저는 그런 파장을 몇 십년 동안이나 소리없이 견뎌오고 있어요.

이걸 지켜 본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의 평탄치 않은 삶은 아무래도 너의 이름에 문제가 있어서인 것 같아. 그 있잖아.

이름에는 기운이 있대. 네가 네 이름으로 불리울 때마다 그 에너지가 너한테 가는 거지.

하루에 얼마나 불리는지 아니? 생각보다 엄청나다구. 이 에너지가 쌓이고 쌓여서 네 인생이 되는가라구.

 요즘엔 개명 절차도 쉽다고 하더라."

 

개명이라는 것에 생각해 봤지만,

이 이름에 익숙해져버린 저는 제 미래의 외로울 삶을 책임져 줄 떳떳한 새 이름을 아직도 찾지 못했어요.

 

 

 사실, 저에게는 몇 개의 비공식 가명이 있답니다. 물론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에 대한 예의로 성은 바꾸지 않았어요.

 제가 예명을 만든 건 대학교 때 미팅을 나가면서였어요. 지금도 가장 큰 후회스러운 일 중 하나인 여대에 간 후부터이죠.

 

 요즘에는 회원등록하고 돈을 지불하고 소개팅이며 미팅을 한다던데,

 저는 4 년 동안 한 소개팅과 미팅을 합치면 100번도 넘을 것 같아요.

어느날은 하루에 두 번을 한 적도 있었죠. 그런 데에 가면 꼭 자기소개를 해야하잖아요.

그러면 제 차례에서 꼭 걸리는 거지 뭐에요. 제 이름을 한 번에 알아 듣는 사람도 없고,

가명이 아니냐며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물론 제가 가명으로 저를 소개하면 아무도 가명이냐고 의심하지 않았죠.

 이상하죠. 사실 저는 주목 받는 것이 싫어요.

저는 누구보다 평범하게 하나의 점처럼 공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 중의 하나처럼 살고 싶은데,

제 이름은 저에 비해 너무 큰 존재인 것 같아요. 제 이름을 말하자마자 저는 주목받게되고, 관심의 대상이 되버리는 상황이 저에게는 좀 버겁네요.

나쁜 의도야 없었겠지만,

 어릴 적엔 제 이름을 가지고 놀리는 어른이나 친구들도 있었죠.

이렇게 어른이 된 지금은 이름으로 놀리는 사람은 없지만, 외자 이름이 갖는 외로움의 저주는 피해갈 수 없네요.

게다가 처음엔 부르는 사람마저 어색해하는 제 이름으로 저는 이렇게 상대방에게까지 민폐를 끼지고 있었어요. 이름을 쓰는 난은 언제나 3 칸이었어요.

저는 제 외자 이름을 성과 붙여 써야할 지, 가운데 한 칸을 비워야 할 지,

 맨 처음 칸을 비우고 두번째 칸부터 적어나가야 할 지 고민이었어요.

이름이 외자인 사람은 이렇게 성가신 일도 잦답니다.

 

보통 외자인 이름은 이름에 받침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떤 사람은 성과 함께 이름을 부르거나,

어떤 사람은 이름만 부르되 그 뒤에 '이'라는 연결어미 같은 것을 붙여,

예를 들어 '민아~', '민 형' 이라고 부르는 대신 '민이야~', '민이 형' 이라고 불러 통일성 마저 떨어져요.

제가 말 했나요?

제 이름은 외자인데가 특이하다고...

아마, 제 이름이 외자이면서도 평범한 현이나 민이나 혁 등의 이름이었다면, 그나마 다른 평범한 외자인 사람들과 잘 어울려 덜 외로웠을 지도 모른겠어요.

아마 유명 연예인들도 이런 생각일까요?

팬이라고 사진 찍자고 하거나, 알아보고 수근거리는 사람이 싫다면서요?

자기를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하는 사람에게 이끌린다고 들었어요.

어떤 사람은 제 이름을 듣고도 한번도 알아듣고,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아요.

 마치 김지혜나 이민우라는 이름을 들은 사람처럼 말이죠. 저는 그런 사람에게 엄청난 호감이 생긴답니다. 가장 난감한 상황은 전화 통화를 이름을 전달할 때에요.

제발 제 이름을 단번에 알아들어주신다면 제 인생에 있어서 총 얼마의 시간을 세이브 할 수 있었을까요.

 심지어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요즘 제 이름을 듣고 저를 외국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 저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어요.

 아시나요?

그리고, 이름이 특이하면 행동이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워지게 되요

. 예를 들어 여행사에 이것저것 물어보러 들렀다면,

여행사 직원은 친절하게 어디로 가실 것인지 성함과 전화번호를 물어보겠죠.

 그리곤 제 이름을 몇번이나 물어보고 제 이름을 적고 나를 바라보고,

내 이름을 몇번이나 되뇌인 후,

'아, 이름이 참 예쁘고, 독특하네요.

정말 예쁜 이름이네요.

참 특이하고...

어디 간다고 하셨죠?' 저는 유명인도 아니지만, 왠지 제 이름을 한 번 들은 사람은 나와 내 이름을 평생 기억하며, 내가 그 때 한 행동이나 말까지 다 기억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요

. 그리고... 그 직원은 금요일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적이 감돌 때 즈음 사람들은 이런 말을 꺼내겠죠. 뜬금없이 내 이름 두 자를 꺼내며 말이죠.

'내가 엊그제 그래, 그런 이름의 손님을 만났다.

니들 중에 이 이름하고 같은 사람 본 적 있어? 없지? 나도 처음이었어.' 소생 진귀한 어종도 아닌데, 마치 오랜만에 월척이라도 잡은 사람처럼 저에 대해 말을 하겠죠?

'그런데 말이야. 이 사람 행실이 너무하더라고. 물론 우리 쪽에서 잘못했지.

그런데 그 정도는 봐 줄 수 있는 상황이었어.

그런데도 그렇게 고지식하게 매니져를 부르고, 담당 부서에 연락을 하겠다는 둥 깐깐하게 나오더라고. 게다가 요즘에는 입지 않는 그래 그런 색 청바지를 입었더라니까.

참나.

 사람은 이름대로 가나봐? 하하하.'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 녀석은 그 날 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카톡으로 여자친구에게. '자기야, 내가 재밌는 얘기하나 해줄까?'

 이러면서 내 이름 이야기를 하며, 제 이름과 저는 영원히 회자되고 말거에요. 저는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정중하고, 소극적이며, 제 이름과는 정 반대로 지극히 정상적으로 행동하려고 무의식 중에 노력하지만, 이게 과해 더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상황을 연출하기 일쑤에요. 독특한 외자이름에서 기인한 특이하고 외로운 인생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할 수록 더 깊게 빠져드는 제 모습이 애처러워요. 이제는 정말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외롭다는 것과 특이하다는 것은 어쩌면 상관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특이하기 때문에 외로운 것일지도요. 다른 것들과 다르기때문에 어울릴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어쩌면, 대범하고 호탕한 사람이 저의 이름을 가졌다면, 이것을 적극 활용해 경기도에 순대국밥집을 차려 간판에 대문짝만하게 궁서체로 본인 이름을 써 넣고 영업을하여 전국에 프랜차이즈를 세운 지역 유지가 되거나, 외국에 나가 본인 이름을 건 컵라면을 팔아 대성공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 이도 아니면 방송국을 기웃거리며 특이한 행동과 이름으로 잠깐 티비에 출연해 밤무대나 지방 행사를 다니면서 트롯트 노래를 부르며 세금도 내지 않고 현금으로 출연료를 따박따박 받으며 부유한 삶을 살았을

지도요. 이렇게 독특하고 짧고 강렬한 단번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름을 지어주시다니! 신이 내린 축복이야라고 하면서. 하지만, 애석하게도 소심한 소생에게 주어진 이 이름은 버거워요. 외자이름의 저주에서 벗어날 방법은 개명 밖에 없을 까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릴께요.

저의 부친은 본인의 난 내가 외로운 이유가 외자인 내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하지도 않은 채 요즘 세상에 근거도 없는 미신 탓을 하는 무기력한 젊은이들 참 문제라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나는 젊은이도 아니고,

 음... 방금 이 문장을 적다 보니 갑자기 조금 더 외로워졌다. 아무튼 요즘엔 어떤 문제 상황이건 젊은이라는 말만 넣으면 문장이 완벽하게 성립됩다고 믿는 어른들이 참 문제다.

이러게 적고나니 조금은 더 젊은이 쪽에 가깝게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다시 주제로 올아와 외로움은 마치 언제나 나와 함께 하는 나의 분신이라기보다 이제는 수호신 같은 느낌마져든다.

두각을 나타내며 본격적으로 나와 함께 한 건 사춘기 그러니까 중학교 시절부터인 것 같다. 물론 그 전에도 나의 이름은 외자였지만,

 이 질척하고 차갑고 까끌까끌하며 살짝 시큼한데다가 약간의 산달로 향이 나는 나의 수호신이 유치원 시절이나 아주 어릴 적에는 내 곁에 지금처럼 장기간 머무른 적은 없었다. 물론 어릴 적에도 소파와 소파가 연결된 모서리 부분의 빈 공간에 혼자 들어가 방석으로 뚜겅을 덮고 땅에 묻힌 김장김치처럼 잔뜩 웅크리고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다. 고양이도 아니면서 내 몸을 구겨 넣을 수 있는 상자라면 어디든 들어가 뚜껑을 닫아 좁고 어두운 공간에 혼자 있기도 했다. 더욱 희한한 사실은 성년이 된 지금은 폐쇄

공포증이 있어서 그런 작은 공간은 커녕 CT 촬영기에만 들어가도 호흡이 곤란하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때는 내가 자발적으로 만든 잠깐의 외로움을 즐겼고, 지금은 나의 의도와 다르게 너무 자주 찾아오는 외로움이 정말 싫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정신 질환자로 보이고 싶지는 않지만,

이 참에 이 수호신의 이름을 지었다. 그것도 외자로. 무언가 약간 보상 받은 기분이군. 어릴적 어른들이 지나가는 '말로 넌 이름이 외자냐, 외자는 외롭다더라

. 껄껄'이라고 했던 소리가 기억난다. 그때는 외롭다는 느낌이 당췌 무엇인지, 마치 커피처럼 어른들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치부해버렸기 때문에 전혀 감 잡을 수 없어 그냥 허트루 흘렸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 말이 꽤 신빙성이 있단 말이다.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0) 2015.12.04
1.5 너의 순수함이 참 좋았다  (0) 2015.12.03
1.2 외자 이름의 저주  (0) 2015.12.03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0) 2015.12.01
0.5  (0) 2015.11.30
0. 후회  (0) 2015.11.29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12.01 03:06












이전글

0. 후회 http://italiankoreantranslate.tistory.com/443





사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공항 특유의 세련되게 분주하면서도 쾌적하고 정돈된 느낌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한 항공사의 유니폼을 입어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학력과 경력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에 도전해서 실제 일을 했던 사례가 있다. 물론 이러저러한 이유로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또, 여행을 좋아하는 어떤 친구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라기 보다 공항에 가고싶다고 말한 친구도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어릴 적 아빠의 출장을 배웅하러 갈 때면 사주시던 김포공항의 샌드위치가 생각나서 비행기를 탈 일이 없는데도 김포 공항에 가는 경우도 봤다.


실례된 말이지만 어둑한 물류 창고 같은 미국의 JFK 공항이나 이탈리아의 마르코폴로 공항과 비교해보면 인천 공항은 우리가 가진 공항이라는 환상을 충족시켜주기에 적합한 곳이다. 살짝 큰 형태의 전통 방갈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캄보디아의 귀여운 씨엠립 공항에 비하면 덜 독특하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비하면 덜 정돈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카트 자체가 없는 조금은 황당한 인도네시아의 발리의 덴파사 공항이나 메뉴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토스트가 나오는 어이없는 중국 상해의 공항을 생각하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우리에게 인천 공항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긴 여행을 홀로 떠나며 나는 불안한 마음보다는 근원을 알 수 없는 일말의 희망과 막연한 호기심에 설레였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두 시간 정도 일찍 인천 공항에 도착한 나는 자연스럽게 출국 심사장과 보안검색대를 거쳐 면세점에 도착해 바르셀로나에서 만날 사촌 동생에게 줄 작은 화장품을 샀다. 예전에 간 적이 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웅대한 창문을 생각나게 하는 인천 공항의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한국 겨울의 따스한 햇볕을 중앙 화단의 제라늄처럼 태연하게 맞으며 120번 게이트 앞 푹신하고 한산한 대기석에 몸을 기댔다.


(2008년 겨울 인천공항. 바르셀로나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독일 뮌헨으로 가는 첫 번째 비행기를 차분히 기다리며)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너의 순수함이 참 좋았다  (0) 2015.12.03
1.2 외자 이름의 저주  (0) 2015.12.03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0) 2015.12.01
0.5  (0) 2015.11.30
0. 후회  (0) 2015.11.29
생각.  (0) 2015.07.30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11.30 03:51

0.5


















누군가는 용기 내어 편입을 하고,

누군가는 꿈을 찾아 직업을 바꾸고,

누군가는 과감한 투자를 하고,

누군가는 계산하지 않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망설였다. 나의 생각과 느낌에 믿음이 없었다.

머릿속은 언제나 오만가지 자료와 생각과 고민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나는 나를 믿지 못하고, 

불평 불만을 늘어놓으며 다리를 꼬고 젠체하면서 결정에 따른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근근이 버텨나갔다.

서른이 넘으니 머릿속에서 완전 소화되지 못하고 쌓인 끈적하고 기분 나쁜 망설임의 잔여물들이 포화 상태가 되었다.

그것들은 여러 형태의 이상행동들로 분출되었다.


직장을 그만 두었다.

아침마다 양재역 전철역에서 찬바람을 가르며 나와 함께 뛰어 가는 사람들. 고작 2 분 먼저 출발하는 전철에 몸을 구겨넣고

우리는 잠깐의 안도와 행복을 느꼈다. 고속터미널에서 우리는 전력질주로 전철을 박차고 나가 바퀴벌레 무리처럼 뿔뿔이 흩어졌다.


카메라를 샀다.

통장에 남아 있는 알량한 잔액을 어떻게든 오래 쥐고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돈을 조금 더 쥐고 있는다고 내가 호의회식 할 것도 아니고, 그 돈을 당장 쓰고 싶은 것에 쓴다고 길가에 나앉는 것도 아니었다.


다른 언어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직장을 그만 둔 후에도 알 수 없었다. 아니, 더욱 알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심각하게 해보려고 자세를 잡으면, 스물스물 머릿속 훼방꾼들이 나타나 "밥벌이는 되는거지?", "이번 달 건보료는 낼 수 있겠지?", "확실한 노후 플랜이 가능한 일이지?" 라고 물어댔다. 드디어 나는 입을 열었다.

"이거봐들, 지금까지 언제나 가장 안정된 선택을 했어. 근데, 지금의 내 꼴을 봐. 누구보다 불안정한 사람이 되버잖아?"


바르셀로나로 내 인생의 가장 긴 여행을 떠났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믿는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나마 나는 엄마에게 물려받은 긍정의 힘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내 인생 최대의 일탈이었다. 

구석에 몰린 쥐처럼 나는 힘을 내었다.






(12월 해 질 녘 바르셀로나의 전경)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 외자 이름의 저주  (0) 2015.12.03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0) 2015.12.01
0.5  (0) 2015.11.30
0. 후회  (0) 2015.11.29
생각.  (0) 2015.07.30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다람  (0) 2015.07.16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11.29 06:08






0.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소소하다면 소소한 사건이겠지만, 찌그러든 부표처럼 예고 없이 문득문득 떠올라 나에게 짧은 허희탄식을 선사한다. 구질구질하게 여기에 나열하자면, 2000년 대 초반 전세금에 돈을 조금 더 보태서라도 서울에 아파트를 사지 않은 일이라든가, 대학교 3 학년 봄 대학 교정 벚꽃 나무 아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 손을 잡지 않은 일이라든가, 몇 년 만에 중학교 친구를 만나 가소롭게도 거들먹거리며 잘난 척 한 일이라든가, 그 때 미국으로 떠나지 않은 일이라든가...

솔직히 말하자면 모두 후회가 남는다. 후회를 하는 이유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의 내 모습을 과감히 버리고 그 당시 강단있는 선택을 했더라면 적어도 현재의 나의 상황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깨알 같은 후회 속에, 그러니까 결승점에 당도하지 못한 수많은 망설임과 중도 포기의 잔여물들 속에, 딱 한 번 고집스러운 나의 관습을 버리고 시나브로 옆구리의 칼을 뽑아 볏집을 후려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 당시 나의 상황이 그렇게 못 봐줄만한 상황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벗어나려고 허우적허우적 댔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적당히 더럽고 부드러운 늪에서 적당히 부유하며 인생을 타협하다 적당히 침잠하면서 삶을 마감하는, 어떠한 특징도 없긴 하지만 어떠한 리스크도 없는 인생을 살았을텐데 말이다.


그 때의 나를 생각하면, 소금에 절여진 배추가 생각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축축 늘어지는 배추 이파리.

지쳐있었다. 

누구를 위한 일인지 무엇을 위한 일인지 내 깜냥으로는 도무지 저의를 가늠할 수 없지만 어쨌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나가야하는 업무와, 이번 남자 친구는 생일날 에르메스 신상을 사줄 능력이나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인지 진지하게 조사하면서도 정작 내 생일이 언제인지 축하 전화 한번 없는 주변인들과, 본인의 알량한 연봉과 인사고과 또는 부서의 원활한 통제를 위한 일임에도 다 너를 위해 하는 소리라며 건물 계단에 나를 세워 지긋하게 바라보며 담배를 빨아대는 상사와, 어쩌면 그 많은 시간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우편함에 따박따박 도착하는 온갖 세금과 관리비와, 수박까지 들고가서 꼬장꼬장한 할아버지에게 사정 얘기를 하고 그나마 500만 원을 깎은 올해 강남 다세대 전세값에 지쳐 있었다. 이제 절여지다 못해 바삭바삭 말라보이기까지하는 몰골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교활하게 빛이나는 눈을 굴려가며 2500cc 신형 자가용의 할부금을 꼬박꼬박 갚기위한 정기적 월급을 처절하게 갈구하는 장급 인사들을 보면 저 꼬락서니가 30년 동안 말 잘들으며 성실하게 열정으로 야근해 온 나의 미래인가 싶기도 하고, 그 무엇보다 이 모든 상황을 하루하루 겸허히 받아들이는 무던한 나에게 많이 지쳐있었다.


그 해 겨울 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가는 표를 끊었다. 돌아오는 표는 한 달 후인 다음 해 1월로 정했다. 새해를 시작하는 1월 1일을 내가 지금까지 나로 살아온 이곳에서 내게 너무나도 익숙한 것을 하며, 내게 익숙한 사람들과 그렇게 그렇게 보내버린다면, 왠지 다음 해도 그 다음 해도 영원히 계속 나는 내게 익숙한 나에게서 헤어나지 못한 채 끝나버릴 것 같았다.

스페인어 학원을 끊을까 디지털 카메라를 살까 고민하다가 답배갑 크기의 캐논 카메라를 장만하고,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치던 12월의 어느 날 공항 리무진 정류장으로 향했다.

평소 같으면 장거리 여행과 추운 날씨에 적합한 넉넉한 바지나, 두툼한 레깅스에 운동화를 신었을테지만, 그 날은 바람이 몰아치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스타킹에 치마를 입고, 뾰족 구두를 신었다. 오리털 패딩이 아닌 새로 산 고급 모직 코트를 입고, 때가 탈까 아끼며 좀처럼 두르지 않던 밝은 아이보리 머플러를 둘렀다. 

리무진을 기다리는 동안 이러다가 뇌가 샤베트처럼 얼어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추웠지만 이내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을 타는 순간 마치 영화에서 장면이 급격하게 플래쉬백된 것 같은 장면 전환을 느꼈다. 우울한 b급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순간 함박눈 내리는 겨울밤 조그마한 김나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내일은 어떤 소소한 사건이 일어날까 생각하며 피식 웃는 잔잔한 일상 드라마 상의 배우로 전환된 느낌이랄까.

나는 그 때의 심적으로 외적으로 따뜻한 기분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련하다.


"시작하는 나. 나의 결정은 언제나 옳다."




(2008년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에서 아래 운동장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 크리스마스 당일 한국에서 새로 장만한 담배갑 카메라를 들고 갔었는데, 커플들에 둘러싸여 조금 외로웠다.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 보니 한 아이가 2008크리스마스-스페인어로 NATAL-라고 운동장에 발을 끌어 크게 적어놓았다.)






다음글 0.1 혼자떠나는 바르셀로나

http://italiankoreantranslate.tistory.com/445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 홀로 떠나는 바르셀로나  (0) 2015.12.01
0.5  (0) 2015.11.30
0. 후회  (0) 2015.11.29
생각.  (0) 2015.07.30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다람  (0) 2015.07.16
ㅠㅠ 하.. [다람]  (0) 2015.06.27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07.30 07:14





어째서 나는 나에게 예의를 갖추지 못 했을까..

어째서...

나는 나를 아껴주지 못 했을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편협한 사고에 갖혀 있었다.

간장 종지 보다 좁은 마음 속에 뚜껑을 닫고 들어가서

그 안에서 손가락 하나라도 나오지 않으려고 웅크리고 있었다.



왜 조금 더 내 맘을 열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크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어느 순간

남들처럼 알뜰한 소비도 못하고, 

뭐 카드 포인트를 모은다든지, 할인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도 못 챙겨먹는

나는 남들보다 자꾸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요하게 

마일리지며 포인트며, 쿠폰 등등을 모아보고

최저가의 물건을 찾는 데에 내 노력과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오늘 그 알량한 복합기를 사겠다고

몇 시간을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여름 휴가를 예약하겠다고

몇날 몇일을 노트북만 바라보며

저렴한 비행기와 숙박 등등을 찾겠다고 초췌해진 나를 보고


야옹군 왈.




'저기. 넌 너에게 있어서 1시간이 얼마나 소중하다고 생각해? 하루는?

그걸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30 분 내로 검색하고 그냥 구매하고 예약하는 것과

그렇게 몇날 몇일 고민하고 사는 물건 값의 차이는 얼마일까?


너는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이잖아.

왜 네 시간을 그런 곳에 허비해...



한국 사람들은 다들 피곤하다고 해. 시간이 없다고 해.

우리 회사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왜 정말 피곤하고 왜 항상 바쁜걸까?


무엇을 위해?



작은 것에 연연하지마.

큰 사람은 크게 봐야지.



세상 사람들이 다 너 같아아봐... 어떻게 경제가 돌아가겠어?


얼마되지도 않는 돈은 기부한다고 생각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물건 파는 사람들 돕는다 생각하고 그냥 사.


너는 네가 아낀 그 시간과 노력으로 


더 멋진 일을 할 수 있을거야.




너는 소중하니까.'






아차차.......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  (0) 2015.11.30
0. 후회  (0) 2015.11.29
생각.  (0) 2015.07.30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다람  (0) 2015.07.16
ㅠㅠ 하.. [다람]  (0) 2015.06.27
아이러니?  (0) 2015.06.24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07.16 11:12







<어느 봄날 정원의 쿠키를 바라보며...>





어떻게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사니... 






'어떻게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사니...' 


라는 말을 듣고 말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것은 나쁜 일일까...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사니...' 


라는 말을 아이에게, 친구에게 모두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기 싫은 일만 하라고 태어난 것은 아닐텐데...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후회  (0) 2015.11.29
생각.  (0) 2015.07.30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다람  (0) 2015.07.16
ㅠㅠ 하.. [다람]  (0) 2015.06.27
아이러니?  (0) 2015.06.24
쇄국정책이라..  (0) 2015.04.19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사 이탈리아나2015.06.27 16:33



ㅠㅠ 하.. [다람]




오랜만에
한국 와서 본가 갔더니

엄마가..

내가 20만원 주고 사놨던
꼼데가르송 무지 반팔티를...

실내복으로 입고 밥하고 계시네ㅠㅜ

간지럽다고
라벨 다 떼고... 편하다고 하시니 됬지모ㅜ






'카사 이탈리아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  (0) 2015.07.30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다람  (0) 2015.07.16
ㅠㅠ 하.. [다람]  (0) 2015.06.27
아이러니?  (0) 2015.06.24
쇄국정책이라..  (0) 2015.04.19
봄 [다람]  (0) 2015.03.03
Posted by 이탈리아에 사는 다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