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79

이탈리아 사람들은 스킨십을 좋아한다?

엊그제 세금 낼 일이 있어서 이탈리아 우체국에 갔습니다. 역시나 여러명이 이미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지역엔 노인 인구가 많아서 대부분 노인이나 중년층이었죠. 의자가 세개씩 몇 셋트가 놓여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양 끝에만 사람들이 앉고, 중앙에는 아무도 앉지 않고 비워두었습니다.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음에도요. 기다리다보니 다리가 아파 앉으려고 보니, 왠지 저 사이에 앉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좀 더 지켜봤습니다. 중앙석에 착석하는 사람이 한 사람 있긴 있더군요. 어떤 할아버지가 우체국에 들어서자마자, 이미 앉아있는 할아버지 중에 친구가 있어 인사를 하며 바로 옆자리 그러니까 중앙석에 앉았습니다. 그리곤, 바로 왼쪽 아주머니가 순서가 되서 일어서니까 한 칸 건너뛰어서 아주머니 자..

이탈리아 칼럼 2016.06.25

이탈리아 정통 티라미수 만들 때 주의사항

생각이 정리되지 않거나 화가나거나 불안할 때 나는 요리를 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처럼 혼자서 집중하는 작업이라 머리를 비우기에 좋다. (하지만 요리를 잘 하지 못한다는 미스테리 ㅠ.ㅠ0 오늘은 티라미수를 만들었다. 폭풍 요리를 했더니 오뉴월에 이마에 땀이 맺혔다 (자동거품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머랭을 쳐냈더니^^) 티라미수 만드는 방법은 다들 검색하면 전문가보다 더 잘 아실테고, 주의점만 적어본다. (우선 이탈리아에서 먹는 티라미수는 한국이나 미국에서 먹는 티라미수와 전혀 다른 맛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이나 미국 티라미수는 너무 기름기도 많고, 가공의 맛도 많이나고, 심지어 커피 자체가 안 들어간, 심지어 마스카포네 치즈가 아닌 버터나 이상한 크림이 들어간 것도 많고 중간에 그냥 식빵같은 빵이 생으..

이탈리아 칼럼 2016.06.22

인종차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유학생,이민자 분들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엊그제 시내(제가 사는 곳은 밀라노도 로마도 아닌 외곽의 작은 도시입니다..--) 주차장을 걸어가는데, 중학생처럼 되어보이는 애들이 오더니, 한 녀석이 저에게 합장을 하고--;;; 니하오 라고 하고 갔습니다... 애들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저도 그냥 썩소를 날리고 지나갔는데, 가끔 기차역 근처 이런데 가면 이상한 아저씨들이 곤니치와 이러면서 말걸기도 하거든요... 근데, 애들이 합장(태국?)+니하오(중국어)를 하는 것 까지는 뭐 무지해서 그런거니 하고 상관없는데 자기들끼리 웃으니까 그게 기분이 좀 안좋더라구요? 또, 며칠 전엔 거기도 버스 정류장 근처 바였는데, 항상 꼬질꼬질한 아저씨들이 맥주나 프로세코 한 잔 들고 주구장창 실외 바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이탈리아 칼럼 2016.06.21

이탈리아 피아트 124 스파이더

피아트... 피아트=이탈리아라고 할 만큼 이탈리아인을 위한, 이탈리아아인에 의한 브랜드인데 이번 스파이더 124 디자인은 그렇게 이탈리아스러운 느낌은 아니다 말로는 미국 공략용이라는데, 좀 디자인이 미국틱한 느낌도 들고, 마쯔다랑 합작한 작품이라고 하네. 일본 경량 스포츠카 느낌도 들고... MX-5에 디자인만 새로 했다고, 아, 이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이탈리아에는 빈티지 카가 정말정말 정말 많이 돌아다닌다. 보통 이탈리아차 아니면 독일차고. (그만큼 차량 자체가 튼튼하다는 말이겠고, 사람들이 차를 어지간해서는 안바꾼다는 말이겠고, 차량 관리를 잘 해서 오래 타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겠지) 이 전시장도 너무 귀여운게 신차랑 단종되기 전 70년대 모델을 같이 전시해놨다 그때 감성을 불러일으키려는 마케팅..

이탈리아 칼럼 2016.06.20

이탈리아의 이상한 교통표지판.

이번 주말에는 근교로 자전거 하이킹을 갔습니다. 이탈리아의 자전거도로도 잘 발달되어 있더군요. 시골인데도 끊어지는 부분 없이 잘 정비되어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도시도 많은데, 이 곳이 특히 자전거 타는 인구가 많아서 잘 갖춰놓은 듯) 우리나라 시골 풍광과 다른 점은 비닐 봉지나 농약 통이 어지럽게 길가나 논두렁에 돌아다니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깨끗합니다(이탈리아 북부와 남부는 차이가 많으니 참고 하시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시골 집이나 동네에가면 창고가 없는 것도 아닌데, 집안 세간이나, 농기구, 비닐 포대 등을 길가나 마당에 내 놓아서 좀 지저분하게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시골에 노인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보다 더 고령화된 시골인 일본만 가봐도 그렇지 않아요..

이탈리아 칼럼 2016.06.20

이탈리아에서 응급실 가기. 이탈리아 의료체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탈리아에서 아프지 마십시오. 바깥냥반이 시름시름 몸이 안 좋더니 급기야 며칠 전 퇴근 후 고통이 심해져서 지역 내 공공 병원에 갔습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프라이빗 의료보험이 있었지만, 우리는 항상 이런 걸 줘도 못 챙겨 먹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공병원에 갔네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탈리아는 크게 두 가지 병원 타입이 있는데, 하나는 국가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공공 병원과 환자 개인이 지불하는 사립 병원이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을 갔는데, 그 때 시간이 저녁 9시 쯤이었어요. 그렇게 심하게 아픈 건 아니었지만, 이 상태로 내일 아침 주치의 클리닉 문 열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어서 직접 차를 몰고 갔습니다. (이탈리..

이탈리아 칼럼 2016.06.20

한국인에게는 개그, 양인에게는 충격공포 상황

갑자기 생각나서 적는 썰. 멀지 않는 몇 년 전에, 어느 지방 도시 돼지갈비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그때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한창 국제 레이싱 경기가 있어서 식당에 갔더니, 관련 행사 이탈리아 스텝 대여섯이 뚤레뚤레 호기심 찬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한국 돼지갈비를 먹고 있었다. 식당은 그 지역에서 꽤 유명한 식당 같았는데, 식사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좀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우연찮게 그들을 마주보는 자리였어서 생각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우리 옆자리 그러니까 그들 맞은편 자리의 한 모자母子가 식사를 마치고 서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묵찌빠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았는데, 하도 낄낄거려서 좀 시끄러워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정도. 그러려니 하고 나도 밥을 먹고 있는데, 그 이탈리아 사람들이 ..

이탈리아 칼럼 2016.06.03

파스타 알덴테

한국에 있을 때는 알덴테보다 그냥 국수처럼 말랑말랑하게 완전히 삶은 파스타에 흥건한 소스가 좋았는데, 이탈리아에 오니까 그런 파스타는 없었다. 그런 파스타는 한국화된 파스타이고, 이탈리아 진짜 파스타는 일단 알덴테로 삶아져야한다. Al dente(dente는 치아를 의미함) 는 이에 씹힐 정도?로 살짝 덜익은 상태를 말한다. 리조또도 마찬가지인데, 이탈리아에서는 리조토 만들 때에도 쌀을 말랑말랑하게 다 익히는 게 아니라 파스타 알덴테처럼 살짝 덜익은 부분이 씹힐 정도만 익힌다. 수년 전 처음엔 알덴테 파스타에 거의 국물이 없는 이탈리아 파스타가 조금 낯설었는데, 지금은 한국 파스타보다 훨씬 맛있다고 느껴진다. 밥이 맛있으면 반찬이 필요 없다고 하는 것처럼 파스타는 소스에 곁들이는 음식이 아닌 가장 기본이..

이탈리아 칼럼 2016.05.26

이탈리아 광고와 한국 광고 비교

유명인이 등장하지 않는 한국 광고 유명인을 고용한 이탈리아 광고 한국 광고에는 유독 유명인이 자주 등장한다. 배우나 가수 또는 tv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탈리아 광고에도 유명인이 등장하긴 하지만 한국처럼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런 현상을 '권위'와 연관지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권위를 가진 사람의 힘이 막강하다. 이것은 한국 사회의 '상하관계'와도 유관하다. 이탈리아는 그런 것에 좀 더 유연한 편인데, 예를 들면 유명 가수가 나와서 '이 파스타는 정말 맛있습니다' 라고 말하면 한국에서는 '저렇게 유명한 가수도 이 파스타가 맛있다는데 맛있는게 당연하잖아. 오죽 생각해서 맛있는 파스타를 골라 먹겠어. 나도 무조건 저 파스타를 먹어 봐야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탈리..

이탈리아 칼럼 2016.05.09

이탈리아에서 느낀 다문화

*넘나 길고 두서없는 글 주의* 언제부턴가 서서히 몸소 느낀 것들을 한번 적어본다.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에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융숭한 대접을 한다. 한국어 강습을 비롯해 갖가지 미술이나 악기 강습, 태권도 강습, 요리 강습 등 자국민은 동사무소에 가서 단돈 몇 만원이라도 내야 배울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무료다. 게다가 그들만을 위한 다문화센터까지 갖춘 지자체도 많고 중국어 등을 구사하는 도우미도 상시 대기하고 있어 한국어를 몰라도 센터의 도움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저번에 한국 갔을 때 TV에서 보니 게다가 요즘엔 출산을 하면 산모 국적의 산후 조리 도우미가 수시로 집에 방문해 수개월간 산후 조리를 도와준다고 한다. 산모는 공짜로 이 서비스를 받고 도우미는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다. 다문화 여성 일..

이탈리아 칼럼 201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