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유엔 인턴을 포기하고 한국행!

이탈리아 다람 2016. 10. 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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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좋은 점도 많지만,

내가 한국사람이다보니 자꾸 쓴소리만 하게 된다.

이건 구름씨도 마찬가지라,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얼마나 불평 불만이 많은데,

 

한국에 대해서는 지중해만큼이나 너그럽다.

 

 

 

한국 문화 중에

희생이 강요되고 희생이 미화되는 분위기는 바뀌었으면 한다.

이런 무조건적인 희생이(너무나 큰 희생이기에 사실은 내심 마음 속에서는 보답이나 댓가을 바랄 수 밖에 없는)

결국 한국인만의 한이니, 홧병이니, 애잔함...좋게 말하면 한국인의 정

 

같은 것들을 양산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인들의 감정이나 욕구에 충실한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서양의 선진국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정서일 것이다.

 

 

이게 중국 유교 문화에서 기인한 블라블라...

이러는 사람들도 있는데,(모든 게 유교 문화 탓?)

 

사실,

중국 시대물들을 봐도 현재 중국에 가봐도(하기사 지금의 중국은 공산주의 후

예전 공자 맹자 하던 시대와 전혀 다른 나라가 된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서양인들마저 공자 맹자를 배출한

중국인들은 뭔가 노인을 공경하거나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착각하기도하는데,

지금 중국인들이 명절 때 온 가족이 만나면

상석에 가장 나이 많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앉는 게 아니라,

그 집안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이 상석에 앉고 다 그 사람 말을 듣는다.

이게 일반적인 중국의 가족 풍경)

 

우리와 같은 깍듯한 예의범절(장단점이 있겠지만)이나 엣헴엣헴 하는 체면 같은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어쨌든,

 

 

한국인은 거의 모두가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아빠는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등골이 휘게 돈만 벌며 희생해야 좋은 아빠이고

엄마는 애들 키우느라 뼈빠지게 다 포기하고 애들한테 집착 정도로 희생해야 좋은 엄마이고

애들은 그런 부모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모가 원하는 대로 살고, 부모 노후를 책임져야 좋은 자식이다.

엄마도 사람이고, ,아빠도 사람이다.

본인들 한 평생을 자식만보고 살았는데, 자식에게 뭐라도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악순환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절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사회나 기업은 이 악순환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아버지는 애들 결혼 시킬 때 안겨줄 집이라도 하나 더 마련해야 아버지 '대접'을 받고/

어머니는 집안에 머물며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반찬들 척척해대며(이제 돈까지 벌어야)

좋은 학원 학군 알아보고, 수험생 애들 상전 모시 듯 살고, 시부모 받들어 모셔야 어머니 '대접'을 받고/

애들은 저런 부모의 기대에 미치는 대학과 직업을 선택해서 부모에게 잘 할 시부모 공경하는 신붓감을 데려와야 자식 '대접'을 받는 것이다.

이로써 완벽하게 행복한 한국 가정이 완성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자식 혼수 걱정하지 않고,

여유롭게 본인 취미 생활을 즐기며 집안 일 자식 키우는 일도 분담하고,

어머니도 아버지와 별 다를 것 없는 삶을 살며,

자식들 또한 결혼을 한다면 저 부모와 별 다를 것 없는 삶을 살 수 있고,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식을 갖지 않아도 어떠한 차별이나 편견 없이 살 수 있는 사회.

 

한국에서는 정녕 불가능 한 것일까?

 

 

한국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여성의 교육수준과 사회진출이 늘어나면

국가에서 육아나 출산 문제를 도와줄 줄 알았는데,,,

 

여성 인재들을 써먹지 못하는 꼴을 보면

돈 들이고 열심히 노력해서

엄청 성능 좋은 사양의 컴퓨터를 만들어놓고

그걸로

지뢰게임이나 하는 것 같다.

 

 

 

어쨌든 그런 희생들로 만들어진 사회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런 희생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강요된다.

교육, 미디어, 문화, 사회 분위기...

 

 

그래서,

뭔가 자신이 원한 삶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기'한 엄마나 아내들을

불쌍하다거나 억울한 눈으로 보는 대신,

 

 

대단한 결심을 한 위대하고 착한 사람처럼 포장된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무조건적인 희생의 미화에 너무 쉽게 감흥하도록

교육되었다.

 

 

한국인 선원과 결혼한 모 외국인 여인도

처음엔

공중파방송에서 본국에서 의대를 '포기'하고 선택한 한국남자라고

띄워주더니,

 

사실, 생물학과를 입학했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나?

 

그 분이 생물학과를 나오던 의대를 나오던 하버드를 나오던 중졸이던

그게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나?

대중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이지.

(나중에 그 나라에서는 생물학과를 나와도 의사가 될 수 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왜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저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그런 논란이 있었음에도 현재는 승승장구하고 계시지만...

 

 

이번에 한국인 성악가와 결혼한 이탈리아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유엔 인턴을 '포기'하고 선택한 한국남편

이라고 방송에서 띄워준지가 오랜데,

 

유엔 이사직도 아니고, 유엔 인턴을...'포기'하고

선택한 한국행이라니....

 

언론에서 성인 여성에게 자주 사용하는 '포기'라는 단어가 사실은 핵심이다.

 

 

 

우리는 성인을 성인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흔히 한국인을 비하할 때 등장하는 피해의식이나 노예근성의 기저가 아닐까 싶다...)

 

 

성인임에도 스스로가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한다고 사회와 본인이 굳게 믿고 있으며

(심지어 사회가 조장하는 느낌도 든다, 어쨌거나 그런 사람들을 통제하기가 훨씬 쉬운 건 사실이니까)

 

그러기에 본인들의 취향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남이 많이 선택하는 것을 선택해야 마음이 놓인다.

나의 정체성이나 신념 취향 등이 성인임에도 확고하게 성립되지 않은 사람이 많아

'대접'같은 남들의 시선이 본인의 스스로 느낄 수 있는 만족이나 행복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이다.

 

사실,

내가 나의 생각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내 선택에 책임질 수 없고 책임지고 싶지 않다.

나중에 잘못되더라도 오로지 나의 결정이 아닌, 다른 사람 '탓'을 해야

한결 마음이 편한 것이다.

 

 

엄마에게 본인의 결혼 상대를 허락 받아야 마음이 놓이고

아빠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야 마음이 놓인다.

와이프가 골라주는 옷을 입어야 마음이 놓이고

남편이 좋아하는 머리스타일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

동료가 선택한 차와 똑같은 컬러와 디자인을 선택해야 맘이 놓인다.

최신유행이라는 맛집에 가서 인증샷을 찍어 올려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야 마음이 놓인다.

 

 

토론을 하자고 하면,

모두 입을 다문다.

내가 하는 생각이 무조건 틀린 생각일 것 같기 때문이다.

 

 

간혹 본인의 의사표현을 정확히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무섭다거나 모났다고 비난한다.

그러기에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는 것이 두렵다. 나는 나의 의견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고로

정상적인 성인 인간들간의 의견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대화와 소통이 존재하기 힘든 사회에 살 수 밖에 없다.

 

 

 

 

성인이란  자기 행동에 자신이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 말인 즉,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자유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사람이고,

우리는 그 자유를 책임질 능력이 있는 대한민국 성인이다.

 

필리핀 부인도, 이탈리아 부인도

다 각자 선택한 한국행인 것이다.

 

 

생물학과를 계속 다니는 게 나은지

한국에서 한국인 남편과 사는 게 본인에게 나은지.

 

법대를 나와 유엔 인턴이 되는 게 나은지

한국에서 한국인 남편과 사는 게 본인에게 나은지

 

 

본인들이 우리보다는 몇 천 배는 더 많이 고심해서

자신들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대로 '선택'을 한 것이다.

'포기'가 아니라.

 

그게 포기였다면,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

본인 의지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말 밖에 안되는데,

 

 

그것만큼 그들의 사랑과 결혼의 가치를 하락하는 말이 또 있을까?

한국 방송과 언론이 그런 분위기를 조장했을 가망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바이지만...

 

 

 

이렇게 '포기'가 미화된 사회에서는

진짜 포기하는 상황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포기'에 무감각해지고

심지어 본인들의 타인을 위한 '희생'이 고귀한 것이라고까지 믿는다.

(이걸 또 한국인의 한이니, 애절함이니, 하며 미화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런 '희생'을 한 엄마 아빠 자식들이 결국 얻게 되는 것은

세상 둘도 없는 '착한' 사람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는 것.

 

 

 

 

그걸 이용할 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은 

이 많은 '착한' 사람들 덕분에

 

본인들이 원하는 것들을 아무 '포기'나 '희생' 없이도 손쉽게 얻고,

대대손손 돈 걱정 없이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헬조선이나 노예라는 단어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인격과 자존심이 보장되는 조선의 상류사회에 머물며

편하고 우아하게 쓴 맛 없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착한' 노예들 덕분에!

 

 

 

그들이 가끔 '희생'하는 것이라곤 고작

'나쁜' 사람이란 소리를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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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향수병에 걸린 클서방에게 하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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