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칼럼

이탈리아에서 느낀 다문화

이탈리아 다람 2016. 5. 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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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나 길고 두서없는 글 주의*

 

 

 


언제부턴가 서서히 몸소 느낀 것들을 한번 적어본다.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에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융숭한 대접을 한다.
한국어 강습을 비롯해

갖가지 미술이나 악기 강습, 태권도 강습, 요리 강습 등

 

자국민은 동사무소에 가서 단돈 몇 만원이라도 내야 배울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무료다.

 

게다가 그들만을 위한 다문화센터까지 갖춘 지자체도 많고

중국어 등을 구사하는 도우미도 상시 대기하고 있어

한국어를 몰라도 센터의 도움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저번에 한국 갔을 때 TV에서 보니
게다가 요즘엔 출산을 하면

산모 국적의 산후 조리 도우미가 수시로 집에 방문해 수개월간 산후 조리를 도와준다고 한다.

 

산모는 공짜로 이 서비스를 받고

도우미는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다.

다문화 여성 일자리 창조인 셈이다.

 

산모가 한국인 시부모나 남편과 의사소통이 잘 안되니

출산 후 기본적인 신생아 관리 방법도 모르고 할 테니

말이 통하고 경험이 있거나 지식이 있는 같은 나라 사람이 도움을 준다는 게 요지이다.

 

 

어느 페친님의 글을 보니 어떤 지자체에서는

다문화 가정과 장애인 가정에 국한하여

엄마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바이올린 강습이 있다고 한다. 무료고.

다문화 가정의 모자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가정도 꽤 있어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가정에서 불안한 아이는 사회나 학교에 나와서 문제를 겪고 일으킬 가망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도 다문화 가정이 많겠지만 다문화라기보다
이민자들이 더 많을테고,

이민 2세대 3세대도 많아

딱 우리가 생각하는 다문화 가정은 생각보다 적을 것 같다.

 

 

유럽은 다문화 가정이가 꽤 존재한다.

한국의 다문화 가정 90% 이상이 중국인 아내와 한국인 남편이라면

이탈리아 다문화 가정의 상당 부분은 동유럽 출신 아내와 이태리 남편의 구성이다.

 

여기도 저출산 문제가 있고,

동유럽 출신 이주민들이 일으키는 범죄나 사회문제가 잦다.

우리보다 먼저 다문화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기름처럼 겉돌고 있다.

동유럽 여성 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로 오는 동유럽 남성을도 그렇다.


 

 

그렇다고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다문화 가정에 특별히 융숭한 대접까지 바치는 유럽국은 아직 듣지 못했다.

 

물론 여기도 언어는 기본적으로 무료 강좌가 있다.

 

또 병원은 어떻게 접수하는지 동사무소 활용은 어떻게 하는지 외국인 등록증 갱신 방법은 무엇인지 등 실질적으로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알려주는 강좌도 있는데

이민자 타입에 따라 이 강좌의 수료증이 필수로 요구되기도 한다고 들었다.

 

예비 산모를 위한 수업 등이 공짜로 제공되지만

그것은 내외국인에게 모두 차별없이 적용되는 것이니

다문화 가정 전용 프로그램은 아니다.

 

외국인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무료 혜택이 우리나라처럼 많지 않다.

우리나라 다문화 엄마들은 아이들 데리고

널리고 널린 공짜 강습 받으러 다니는데 쫒아다니기 바쁘고

하도 이런 강좌가 넘쳐서 놓치는 강좌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한번 뭐가 뜬다 하면

눈먼 돈 부스러기 주워 먹으러 달려드는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다문화는 우리나라 공무원님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돈 좀 푼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모든 다문화 가정 또는 이주민들이

본국 사람들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고 살고 있지는 않다.

 

 

실패한 다문화 가정에는 내외부적 요인들이 분명 존재하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그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언어이다.

언어만 해결되도 90%이상 다문화 가정이나 자녀의 문제는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언어 소통이 전무한 상태에서

급하게 결혼한 것도 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뭐 그렇게 결혼해버렸으면 필사적으로 한국어를 배웠어야한다.

 

 

남편의 언어를 배운다는 이유때문이 아니라

본인이 이제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야하 기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외국여자를 급하게 데려온 한국 남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경우는 아니겠지만,

의사소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행을 결정했다면

결혼이 보쌈도 아니고,

외국 여자들도 '한국' 자체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덥석 한국 남자를 문건데,

거기에 동의한 외국 여자들은 어째서 항상 '불쌍하다'는 이미지로

한국인의 정을 자극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드는지...?

 

 

불쌍한 것,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서.
불쌍한 것, 이런 시골에서.
불쌍한 것, 가족이랑도 떨어져서.

 

 

위의 상황들이

 

 '불쌍한 것'으로 다 포용될 수 있는 것인가 싶다.

 

 


다 큰 성인이 결혼까지 했는데 가족과 말이 안 통하면
시골에도 널리고 널린 한국어 강좌도 필사적으로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한국 시골이 어때서 저런 말을 하는지...

요즘엔 서울에서 귀농하는 사람도 많은데.

애도 아니고 스무살 넘어서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이 뭐가 얼마나

'불쌍한 일' 인지 전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모 TV 프로에서는 무료로 본국의 본가에 여행도 보내주고 하잖나)

 

 

 

 

시골 뿐만 아니라 요즘엔 어지간한 도시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많이 보인다.
처음에도 이야기 했지만,

 

거의가 중국인이고
나머지 소수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인이다

 

한국에 있을 때 들은 이야기인데


 

한 한국인 산모가 시골도 아닌

한국 소도시에서 아이를 낳게 되었단다.


일인실이 없어서 다인실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본인을 제외한 5명이 모두 외국인이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병실 뿐 아니라

다른 다인실 병실도 마찬가지였고,


일인이나 이인실 병실도

외국인들로 만원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몇 일을 그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는데,
다문화 산모들이 한국어를 말하는 걸 한번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밤새 자기 국적의 산모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중국어나 베트남어 등으로 수다를 떠는 바람에


잠도 잘 자지도 못하고,


한국말로 좀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하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겠다는 표정으로 한번 획 돌아보고는
다시 끝없는 수다를 이어갔다고.

 

그 분 말로는 억양도 엄청 높아서

정말 나중에는 귀가 아팠다고 한다 T.T

 

 

한국에서 아이를 낳았다면

적어도 한국에서 한국인과 

10 개월은 살았다는 이야기인데,


'조용히 좀 해주세요' 를 못 알아듣는다면

 

문제가 정말 심각한 거 아닌가.


물론 단체로 못 알아듣는 척 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니까
요즘엔 외국인 엄마들이 자기 국적의 친구들을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가 있어서

보통 그 친구들이랑 만나서 점심먹고 수다떨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한국어 자체를 배울 의지가 없다.

 

 

외출을 할 때에도
본국 사람들끼리 무리지어 다니기 때문에

 

정말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는 혼란스럽다.

 

 

 

그걸 해결하겠다고

 

아이와 엄마의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짜로 갖다 바친다고?


엄마는 무엇보다 한국어를 배울 의지가 있어야한다.

 '저것은 무엇입니까?' 정도가 아니라


능숙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을 투자해 배워야한다.

 

 

 

 

 

 

그렇다면,

그나마 한국어를 어느정도 구사하는

 

중국인 조선족과 한국인 남편 구성 가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까?

 

있다.

 

 

왜냐면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상해에 있어보지 않았다면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만날 기회도 없던

 

조선족들을 상해에서 일을 하면서는 꽤 만났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생각이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선족은 이러한 생각을 할 것 같다 라고

짐작하는 것과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


약간의 충격이 있었다.

 

 

 

한국 사람들 중 조선족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자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조선족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말을 조금 아는 중국인이다.

 

중국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들 자체도 거의 100% 자신들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을 타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을 중국의 속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선족이라고 다 한국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도 한국어를 공부해야 그나마 한국말을 구사한다.

 

한국에서 일할 생각이 아니거나,

중국내 한국회사에서 일할 생각이 아니면

조선족 본인들도 따로 한국어를 배울 생각도 사용할 생각도 없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한류한류 하면서

한국 문화를 동경하는 줄 알지만,

 

 

잘생긴 배우를 좋아하는 것과

그 나라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니까.

 

 

 


그럼 한국에 왜 이렇게 많이 방문하냐고?(치킨이랑 닭죽까지 공짜로 얻어먹고!)

 

 

왜냐면 한국 물건 사고 한국 음식 먹으러 오는 거다.

 

미안하지만

중국은 수입품 아니면 쓸만한 게 없다.

옷이나 화장품은 원래 그렇다치고,

이제 아이티 강국이니 뭐니 하며

중국 전자제품도 쓸만하지 않나 하지만,

 

나도 중국에서 중국폰을 일부러 사서 써봤지만,

한 일년 쓰면 쓸 수 없다. 잔고장도 많고.

 

일 년이 지난 지금은 모르겠다 더 발전했겠지.

 

 

 

 

 

한국에서 사가는 물품 대부분이

전기 밥통 등 전자제품, 옷 등 패션용품, 화장품, 분유 포함 음식이다.

 

이렇게 '돈'을 풀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융숭한 대접을 해야하는가?

 

 

 

하지만,

이미 더 많은 돈을 받고 있는 유럽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은

 

중국인에게 얼마나 융숭한 대접을 해주는지?

 

일부 레스토랑에서 중국인 출입금지라거나,

일부 명품샵에서 중국인 고객을 제한적으로 받는다든지 하는 뉴스는 들은 것 같다.

 

<<<죄송합니다..말이 길어져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조선족 중에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한국문화와 융화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중국인들끼리 만나고 말하고 그들끼리 생활한다.


 

한국인에게서 받은 멸시는 더욱더 그들의 마음을 닫아

 

중국 문화가 한국 문화보다 낫네 하는 식의

이상한 중화사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아무리 한국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나 공부가 없으면

한국에서 살기도 힘들고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 와 소통하기도 힘들다.

 

 

 

그런 면에서 한국 지자체들은
김치 만들기나 아이와 엄마가 함께 배우는 태권도 같은 것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양인데,


정말 겉만 아주 열심히 핥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유별난 인종차별에 놀아나는

불쌍한 중국인들을 도와줘야하는게 도리 아니냐는 사람도 있는데,

 

한국은 '단일민족' 사상 때문에 유독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말도 안되는 가설에 동의할 수 없다.

 

단일민족 사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미국에서도

괄시받는 중국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지?

 

무작정 차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문제이지만

사실 차별 받는 사람도 문제가 있다.

 

만약 중국인이 일본인처럼 질서를 잘 지키고 떠들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도

이 정도로 미국이나 유럽 우리나라에서 차별을 받았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더욱 정직하다.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를 것 같지만,

어떤게 고급이고 어떤게 저급인줄 단번에 알아챈다.

아이들은 피부가 까맣다고 친구를 무작정 무시하지 않는다.

그 아이의 행동거지를 보고 판단한다.)

 

 

 

 

 

 

 

문화라는 것은 역사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주 이상하게

본국의 역사조차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위치상 우리나라의 역사는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과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중국 눈치보고 일본 눈치보느라 그런지 어쩐지

상이한 의견들이 많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역사에 대해 잘못 토론했다간 어딘가로 끌려갈 것 같아서
이것을 공론화하여 자유롭게 이야기하기도 힘들다.

 

 

정부나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명확하게 사실을 근거로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나라 역사를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다문화 모자를 위한 바이롤린 수업도 좋지만,
교양 문화 지원 차원에서
이런 역사 과련 수업이나 강의들이 무료로 자국민이나

 

이민자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계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외국에 나와서 살다보니
한국에서는 전혀 받지 않았던 질문을 자주 받게되는데
바로 역사나 문화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처음에는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해서
우물쭈물 대답도 하지 못하고 농담이나 웃음으로 넘겨버렸는데,


이것이 매우 부끄럽고 바보같은 것을 깨닫고
스스로 정보를 모아 작은 브로셔를 만들었다.

 

관심 있어 하는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설명해 주면 좋아한다.

 

 

 

처음에는 나도 작은 보답이나, 친해진 친구들에게 작은 의미로
한국 마스크팩이나 핸드크림 류를 아무 생각없이 선물했지만,


사실 이런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동양권 친구들이고
서양 친구들은 내가 만든 소책차에 더욱 감흥을 느끼는 것 같다.

 

 

내 생각에
동양 친구들은 사실 이런 역사나 문화를 잘못 이야기 꺼냈다가는
개인적인 관계까지 곤란해 질 수 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이것에 민감한 친구들이 일본 친구들이고
여기서 만나 수 년간 알고 지내는 일본인들이 있지만

역사 관련해서는 내가 질문한 적도 없고
그 쪽에서 나한테 질문한 적도 없다.

 

암암리에 그런 규칙이 정해졌다.

 

 

 

 


중화권 친구들은 좀 더 스스럼 없이 민감한 내용들을 이야기 꺼내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한국 아이돌들 정말 중국에서 인기 많잖.아 나 그 드라마 정말 재미있게 봤어.
근데, 요즘에 중국인들도 한국 아이돌 멤버로 들어가 있고, 한국인들도 중국 드라마에 정말 많이 나오니까
이제 거의 경계가 없잖아.

중국 아이돌이나 드라마도 한층 많이 좋아졌고.'

 

이런 말을 하면 여러가지 말을 하고 싶어지지만, 그냥 다른 화제로 돌린다.

 

 

 

 

반면
어학원에서 만나는 서양친구들은

한국 문화나 역사에 정말 관심이 많다.


저번엔 내가 만든 소책자로 수업시간에

한국 역사나 일반적인 문화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후로 학생들과 많이 가까워진 느낌도 들고,

선생님도 나를 좀 더 이해하는 느낌도 들고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했다.

 

 

내가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인 학생 말고는 남북한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도 모르는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으니까.

 

 


심지어 배울만큼 배우신 선생님도

 

한국이 막연히

스페인이나 미국의 식민지인 적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었다니까 뭐..

 

 

 

 

일본인들과 유럽인의 조합도 꽤 많은 편이다.
아무래도 서북 유럽과 일본은 정책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지 오래되었으니까.

 

 

 

 

내 생각에 일본인들은 타언어를 배우는 데 좀 더딘 편이고
역시 이탈리아어도 마찬가가지이다.

 

 


하지만 그것을 상쇄시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일본 문화이다.

 

 

 

일본인들은 개인적으로는 서로 뒷담화를 잘하는 편인데도
일본인 그룹를 위한 행사나 이벤트 등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는 굉장한 단결력을 보여준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인들은 먹고 마시는 데에는 잘 뭉치는 편인데,
어떤 공익을 위한 행사를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하는 데에는 서툴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에 사는 일본인의 수가

한국의 수보다 월등하게 많기도 하지만,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일관된 신념이랄까 자부심이 확고해서
이런 관련 행사들을 자주 계획하며,

 

운이 좋게도 막연하게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많아서


이런 크고 작은 행사들을 통해

 

일본인들은 이탈리아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탈리아인들과 소통하고 좋은 관계를 만드는 계기를 갖게 된다.

 

부러운 부분이다.

 

가끔은 이탈리아내 일본 대사관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는 모양이고,
크고 작은 단체들의 도움도 있는 모양이다.

 

 

가만보니


한 일본인 친구는 일본 요리에 관심있어 하는 이탈리아 친구에게는

요리를 잘하는 일본인 친구를 소개해주고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친구에게는

일본에 사는 이탈리아에 관심있어 하는 친구를 소개시켜주고


하는 식으로 이탈리아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고 있었다.

 

 

 

한국 요리에 대해 아는 이탈리아 사람은 찾기도 힘들고
한국으로 여행을 하러 간다는 이탈리아 사람도 찾기 힘드니


한국 사람은 이탈리아 내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가

일본인보다 몇 배는 힘든게 사실이다.

 

 

우연히 그 친구와 카페에서 젤라또를 먹다가
일본 여행을 안내한 이탈리아 친구를 마주치게 되었는데,


'일본 여행 잘 다녀오고, 너 아마 갈때는 빈 가방으로 가겠지만, 올때는 일본 오리지날 물건들로 가방을 가득채워 오겠지?'
'응, 당연하지. 일본에서 이것 저것 많이 사올거야. 일본풍으로! 요리에 필요한 것들도 사올꺼야!'
라고 서로 인사를 하더라.

 

그 둘을 바라보며

 

어떤 이탈리아인이 한국에 간다면? 나도 저렇게 말 할 수 있을까?


한국 오리지날 물건이라... 과연 한국 오리지날 물건 무엇을 가방 한가득 가져올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머릿 속에 인사동에서 본

 

형형색색의 메이드인 차이나 매듭 열쇄고리나

 

조잡한 주물로 만든 첨성대 같은 것들이


떠올라 순간 한숨이 났다.

 

한복이 기모노처럼 간단하게 사서 입을 수 있게 정착되어 있지도 않고.

소주나 막걸리가 사케처럼 먹어주는 아이템도 아니고.

 

 

 

한국 절편이나, 유과 같은 한국 전통 과자를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패키지로 만들면 좋은 상품이 될텐데,

 

어이없게도

한국에 온 외국 관광객들은 디자인도 유치하고 

맛도 더럽게 이상한

 

제주 감귤 초콜렛밖에 살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좀 짜증이 났다.

 

 

 

 

게다가 예전에 들은 이야기도 생각이 났는데,
그 때만 해도 이탈리아 사람이 거의(지금 보다 더)

한국에 여행을 가지 않았던 시기여서 여행 정보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이 그 여행을 도와줬는데,

나중에 무언가를 요구해서 이탈리아 사람이 어이없어했다는이야기라던가...

 

 

밀라노에는 음악이나 미술을 배우러 온 한국인 유학생도 많고 이민자들도 꽤 있는데

 


그 사람들이 단합해서

 

무언가 한국 문화 관련 행사를 해보려고 영사관 문을 두드려 봐도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처해서

짜증이 난다는 사람 말도 생각나고...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탈리아 포함 유럽인들은 보통은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이 호기심이 있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수준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밀라노 엑스포에서 비빔밥을 공짜로 제공하는 것과 같은

단발성 이벤트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게다가 동양권에서나 비빔밥을 좋아하지,
유럽에서는 이것 저것 반찬들을 빨간 소스에 막 비벼 먹는

음식 비쥬얼 자체에 일단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있다.


잡채나 불고기라면 더 좋아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도 있고,


밀라노 엑스포에 간 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일본 부스는 바글바글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반면


무료 음식을 제공한 한국 부스는 정말 한산해서 민망했다고 한다.)

 

 

 

밀라노 엑스포 당시 한국이 주목받은 것이 있긴 하다.
두오모 광장에 아무 허가 없이 드론을 날려서 체포된 걸로.


이런 식으로 한국을 알리겠다고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게 계획하고 밀어붙이는데

 

참 할 말이 없다.

 

 

 

 

 

일본인 친구가 한 말이 기억난다
여행객들 이야기를 하면서


'이탈리아에서 어떤 아시안 관광객 무리를 봤는데, 길거리에 침을 뱉더라고. 물론 일본인은 절대 아니겠지만.'

 

나도 바로 한국인도 아닐껄이라고 대답을 했었어야하는데,
그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가 들어가 버렸다
나는 그렇게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한국인 모두가 이탈리아에 여행와서 몰상식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꼭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왜냐하면
그 나라의 이미지는 바로 이런 것들로부터

하나하나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굳혀진 이미지는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그 이미지를 바꾸려면 쌓아왔던 시간과 노력보다 더 투자해야

바뀔까 말까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이탈리아 근처 호수에 일박으로 여행을 갔다.
당일 호텔을 예약해서

아무데나 방이 비는 곳으로 대충 예약을 하고 짐을 풀고
호수를 산책하고 돌아오니


호텔 레스토랑에서 부페 식으로로 저녁 식사를 먹을 수 있다고 하길래
거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워낙 이 호수는 조용한 곳이라 떠들고 노는 젊은 애들보다
나이있는 어르신들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었다.

 

다들 조용히 밥을 먹고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 무리가
등산화에 등산복 차림으로 그대로 들어오셨다.

 


단체 관광 손님들 자리는 다른 곳에 따로 마련이 되어있는 듯 한데,
(같이 섞여 먹기에는 식사 문화가 달라?)


막무가네로 들이 닥치는 손님들로

레스토랑 입구에 있던 웨이터가 많이 당황하는 눈치였다.

 

뒤 늦게 하*투어 한국인 가이드와 현지 외국인 가이드가 와서 조정에 나섰고,
모두 평온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인들을 간만에 보게 돼서

나도 모르게 자꾸 그 분들께 눈길이 갔다.

 

 

그런데,
어떤 한 60대 정도의 아저씨가 등산화를 벗고 양반다리로 의자에 앉았다.
젊은 딸이랑 해서 가족들과 온 것 같았는데,

아무도 그 아저씨를 말리지 않았다.


아저씨는 맨발이었고 식사 내내 발이 피곤했는지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위치상 대부분의 손님들이(우리 같은 단체 관광객 아닌 사람 포함)
식사를 하며 그 아저씨의 꼼질거리는 발가락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발가락들의 현란한 놀림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가이드는 왜 아무 말이 없는가?
딸이나 부인은 왜 아무 말이 없는가?

 

 

아저씨는 그 곳에 한국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내일이면 본국으로 돌아가 아무렇지 않게 생활할 것이다.

 

 

사람들은 국가의 문화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모른다.
외국에 살지 않으면 더 모른다.

 

 

 

 

일본인들은 이런 것에 매우 민감해서
절대 개인이 본인들 나라에 폐끼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내가 여기 잠깐 있다가 우리나라로 돌아가면 그만인데
있는 동안이라도 나 하고 싶은대로 편하게 있다 가야지.
걸리면 스미마셍 하고.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뭐가 폐를 끼치는 행동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겠지.

 

 

 

 

 

<<<또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각자의 문화는 존중되어야한다.(문화의 범위가 모호하지만)
하지만 안타깝게도
존중은 상대에게 힘으로 돈으로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이성이 아닌 느낌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존중받는 문화를 갖기위해서는 국민 개개인들이 사소한부터 노력해야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것들을

말 그대로 사소하게만 보지 말고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방법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 큰 성인이 외국으로 건너가 살고 외국 시민권이나 국적을 갖게 되었다고 해서


금방 그 나라 국민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쩌면 죽을때가지 그 나라 사람과 같아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슬픈 일도 이상한 일도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타국에서 살 것이라고 결정했을 때는
본인 자신을 위해서도 그 나라를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무조건 그 나라 문화와 역사와 언어를 받아들이고 공부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이것에 의심은 없다.

 

 

하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의 문화나 역사에 확신과 자부심을 가지고

이것을 타국에서의 삶에 잘 배합해야 한다.

외국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와 본국 문화를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가능하다.

 

유럽에 사는 외국인인 나에게 하는 말이고

한국에 하는 외국인에게 하는 말이다.

 

세상은 변했고, 변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이라는 보수적인 나라에서도 외국인을 쉽게 마주친다.

한국 아이들은 더이상

노랑머리 외국인을 길에서 마주치고 무작정 헬로우헬로우라고 말하지 않는다.

 

국가의 개념도 모호하고 민족의 개념도 모호해지고 있다.


이런 혼돈을 폭동이나 테러로 발전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가 '다문화'에 대한 다각도의 심층적인 조사와 연구를 해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개념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실질적이고 명확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우선적으로 이 나라와와 이 나라 국민을 위한 대책이 되어야할 것이다.

 

 

나도 이민자이지만
나는 유럽연합이, 이탈리아가 이민자에대한 정책을 세울 때 철저히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국민을 우선하길 바란다.

의미없는 퍼주기나 느슨한 영주권 발급 기준도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럽에 사는 이민자로서 의무를 다 할 것이며

 

이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로인해 유럽연합이 더욱 건강해졌으면 좋겠고,

그로인해 나 또한 여기서 사는 동안 '잘' 살기를 바란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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